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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만 빼고 투자" 글로벌 머니무브 향하는 곳은 [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미국 제외한 글로벌 주식 펀드에 25억 달러 몰려

트럼프 취임 이후 美시장 의문 갖는 투자자 늘어

포트폴리오 재조정·애국 투자로 머니무브 가속화

日국채 '트리거'될 가능성도…자금 블랙홀 될까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창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가 걸려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펀드에 기록적인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투자회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 말까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25억 달러(약 3조 4600억 원)를 투자했습니다. 이가운데 21억 달러 이상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신규로 유입된 자금입니다. 모닝스타는 미국 시장이 뜨겁던 지난 3년 간 순유출한 이후 올들어 반등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케네스 라몬트 모닝스타 연구 책임자는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자금 흐름에 반전이 일어났다"며 "미국은 글로벌 자본의 주요 투자처였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미국에 대해)투자 목적지로서의 우위를 의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기관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문디의 글로벌ETF 부문 책임자인 베누아 소렐은 "유럽 내 투자 자금 중 상당 부분이 S&P500과 MSCI 세계지수에 몰려 있던 만큼 미국에 투자 비중이 크게 쏠려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 'M7' 등 미 증시를 끌어올리던 대표 기술주들이 흔들리면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고 자산 배분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폭격으로 미국에 반감이 커진 글로벌 투자자들의 '애국 투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죠.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비롯한 국책 펀드들이 미국 사모펀드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며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중입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리스크와 더불어 크게 불어난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미국의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는 올해 꾸준히 상승해 2년 만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데요. CDS는 미 국채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미 정부가 부채를 갚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미 재무부는 법정 부채 한도에 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3월 "만기 채무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빌릴 여지가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국 국채에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지만요.

그럼 미국에서 이탈한 자금들은 어디로 갈까요? 시장에서는 일본으로의 자본 회수가 본격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채권의 장기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죠. 전날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실시한 국채 입찰에서는 입찰률이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일본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고, 이에 따라 금리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평가손실을 우려해 채권을 매입하려는 기관이 크게 줄어든 것을 배경으로 짚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사 맥쿼리의 알버트 에드워즈 글로벌 전략가는 "일본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미국에 대한 투자 자금을 일본으로 돌리려는 '트리거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아마겟돈을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본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채권국인 만큼 글로벌 유동성이 일본으로 대거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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