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공무원 임기 끝나"…머스크, 美행정부 떠난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업무를 완전히 끝내게 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저녁 엑스(X·옛 트위터)에 "특별공무원으로서 내 임기가 끝난다"면서 "낭비적인 지출을 줄일 기회를 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OGE 임무는 정부를 관통하는 생활 방식이 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정부 활동 공식 종료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명명한 감세 법안을 머스크가 방송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한 다음날 나왔다. 머스크는 전날 밤 공개된 CBS 방송의 '선데이 모닝' 인터뷰에서 최근 연방 하원을 통과한 감세 법안에 대해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이라고 했다.

그는 이 법안이 연방 지출 감축을 위해 노력해온 DOGE 팀의 일을 망치는 것이라면서 "하나의 법안이 크거나 아름다울 순 있지만, 둘 다는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AP통신은 백악관 내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를 완전히 떠난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내 고위급에서 머스크의 임기 종료가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일등 공신'으로 떠오른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약 100일간 DOGE를 이끌며 연방 정부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연방 정부 공무원이면서도 윤리·이해충돌 규정에서 면제받는 특별공무원은 1년에 130일 넘게 정부에서 일할 수 없게 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DOGE 활동이 많은 사람의 반감을 사게 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DOGE가 모든 것에 대해 매 맞는 소년(whipping boy)이 되고 있다"며 "그래서 어딘가에서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나든, 우리가 그것과 아무 관련이 없어도 비난받게 된다"고 했다.

WP는 머스크가 DOGE 활동으로 연방 관료들과 일반 대중에게까지 강한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 애석함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 맞는 소년'이란 표현은 17세기 어린 왕자를 대신해 벌을 받고 매를 맞는 소년을 지칭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현대에는 '희생양'이란 의미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