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여파로 쪼그라들었던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심리가 5월 들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115%포인트씩 관세를 낮추며 무역 긴장을 낮춘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 시간)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는 98로 전월 85.7에서 개선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86.0을 크게 상회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지난달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무역전쟁의 여파로 위축됐지만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파니 기샤르는 “미국과 중국이 5월 12일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한 후 소비자 심리 개선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나타내는 현재상황지수는 4.8포인트 올라 135.9를 기록했다. 6개월 뒤 경제 상황에 대한 관측을 지수화한 기대지수는 17.4포인트 급등한 72.8을 기록했다. 다만 통상 침체에 대한 신호로 해석하는 기준선 80을 여전히 밑돌았다. 기대지수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남아있던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과 고용시장, 소득 전망에 대해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태도가 나타났다. 다만 고용 시장의 경우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현재 일자리가 풍부하다는 응답은 31.8%로 전월 31.2%에서 0.6%포인트 늘어났지만 동시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 비율은 같은 기간 17.5%에서 18.6%포인트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가 전망에 대한 설문응답자들의 낙관세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설문 결과 앞으로 12개월 뒤 주가가 오를 것이란 응답은 4월 37.6%에서 이달 44%로 올랐다. 하락할 것이란 대답은 같은 기간 47.2%에서 37.7%로 줄었다.
샌탠더US캐피털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지난 며칠 동안 EU에 대한 50% 관세 위협에서 보듯 관세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이를 이미 지나간 일로 여기고 있는 듯 하며 이번 소비자신뢰 결과는 미국 가계들도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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