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저비용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기존 2개까지 무료였던 위탁 수하물에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항공사는 28일 신규 예약 건부터 위탁 수하물에 대해 요금을 매긴다. 가방 한개는 35달러, 두번째 짐부터는 45달러를 내야 한다. 28일 이전 예약 고객들은 항공편을 변경하지 않는 한 기존처럼 가방 2개까지 무료를 적용받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그동안 '수하물은 공짜(Bags Fly Free)'라는 문구를 광고에 내세우며 차별화된 전략을 고수해 왔다. 이번 짐 유료화로 회사가 창립 이래 유지해온 핵심 서비스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됐다.
항공사 측은 이미 지난 3월 요금 도입 계획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내부 공지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먼저 전달된 뒤 외부에 알려졌다.
다만 사우스웨스트항공 신용카드 소지자나 최고 등급 멤버십 회원들은 기존처럼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상위 등급 고객은 2개까지, 신용카드 소지자와 차상위 등급 고객은 1개까지 무료로 짐을 부칠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같은 날부터 '베이직 이코노미' 항공료도 새롭게 선보인다. 기존 최저가 상품인 '워너 겟 어웨이'를 대체하는 이 상품은 항공편 변경이 불가능하고, 향후 도입 예정인 지정 좌석제도에서 뒷좌석이 자동 배정된다. 항공편을 취소할 경우 6개월 만료 항공권 크레딧만 받을 수 있어 다른 항공료 유형보다 불리하다.
이번 변화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차별화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것이다. 항공사는 수년간 수하물 요금과 베이직 이코노미 항공료 도입을 거부하며 "고객 친화적인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쟁 항공사들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존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경쟁사들이 ‘베이직 이코노미’ 상품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 반해, 사우스웨스트는 모든 혜택을 묶어 제공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항공권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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