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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폐리스크·기술주 훈풍에…홍콩 IPO 올들어 7배 급증

■글로벌 자금조달 허브로 떠올라

CATL 이어 中최대 제약사 등 노크

이달까지 기업공개 97억달러 넘어

193조 유동성에 거래 문턱 낮추고

바이오·기술기업 상장절차 간소화

JP모건 "연내 대규모 IPO 이어질것"

이달 20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CATL 상장식에 참여한 내빈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홍콩 증권거래소(HKEX)가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자금 조달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중국의 인공지능(AI) 딥시크 등장을 계기로 중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에 힘입어 달러 약세를 피하려는 글로벌 자금들이 몰려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3일 현재 HKEX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760억 홍콩달러(약 97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이상 늘었다. 이달 상장한 세계 1위 전기차(EV) 배터리 업체 CATL이 46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항서제약도 약 20억 달러를 확보했으며 중국 버블티 프랜차이즈 업체 믹슈그룹은 4억 44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상장을 대기하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HKEX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 현재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은 11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곳)보다 29% 늘었다. 특히 4월에는 43건의 신청이 접수돼 지난해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상장 후 자금 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중국 기술기업 샤오미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 업체 비야디(BYD)는 지난달 홍콩 증시에서 각각 54억 달러와 56억 달러를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1분기 홍콩 증시에서 IPO와 상장 후 주식 배정, 신주 발행 등을 포함한 시장 자금 조달액은 167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12억 달러 대비 14배나 늘었다.

홍콩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는 점도 홍콩 증시 부흥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 1월 딥시크 등장 이후 중국 기술주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중국 당국이 내수 부양을 위해 과감한 시장 완화 정책을 펼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달 15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추는 등 통화정책을 대폭 완화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는 시장에 1조 위안(약 193조 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간 폐쇄적이던 본토의 자본시장 문턱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과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 거래)을 통한 적격 상장지수펀드(ETF) 대상을 확대하고 일일 거래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서 상장폐지 리스크를 안게 된 중국 본토 기업들이 ‘안전지대’로 홍콩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알짜 기업들이 몰리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나 1년 만에 미국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중국 지리자동차 사업부 ‘지커’가 대표적이다. 위랩은행의 회장이자 전 금융서비스부 장관인 챈 카쿵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사실 홍콩의 IPO 시장에 좋은 일”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미국의 상장폐지 위협 없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계속 거래될 수 있도록 홍콩 상장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JP모건은 올해 홍콩 시장이 대규모 IPO로 넘쳐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중국 내 사업 확대와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IB) 부문 책임자인 폴 우렌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을 다각화하고 있고 일본, 홍콩, 중국 본토, 인도 등 다른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이라며 “홍콩 시장에는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강력한 IPO 파이프라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와 HKEX도 올해 말까지 상장 규정을 대폭 완화해 글로벌 기업들의 입성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크리스토퍼 후이 홍콩 재무부 장관은 “자금 조달 기준을 낮추고 시장 구조를 최적화하며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상장 규정 개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HKEX는 이달 6일에도 ‘기술기업 전용 상장 채널’을 도입해 전문 기술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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