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26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오 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13건을 제공받고 이에 들어간 비용 3300만 원을 자신의 후원자인 김한정 씨에게 대납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명 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이 오 시장과 총 7차례 만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명 씨가 선거 지원을 제안해 만나기는 했으나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명 씨 사이의 견해차로 인해 관계를 단절했다고 해명해왔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조사를 계기로 (오 시장에 대한) 허위와 과장, 왜곡이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오 시장에 앞서 이달 24일에는 강 전 부시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과 명 씨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후원자 김씨도 강 전 부시장과 같은날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명 씨를 불러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당시 명 씨는 “오세훈을 잡으러 창원에서 서울까지 왔다”며 “오 시장 수사 관련 꼭지가 한 개가 아닌 20개로 그분이 기소될 사항이 20개”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대로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전망이다.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은 두 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으나 김 여사 측은 대선 이후에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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