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전력계통 분야 핵심 기기인 ‘보호계전기’의 표준 제·개정을 논의하는 ‘제37차 IEC TC95’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는 전기·전자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촉진하기 위해 1906년 설립된 비영리 조직이고, TC95는 보호계전기 분야 표준 제·개정을 다룬다. 이번 행사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서울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호텔에서 열렸으며, 글로벌 제조사(지멘스/ABB/GE 등)와 시험인증 기관(유럽 DNV-GL 등), 전력계통 운영사(중국 State Grid 등) 소속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보호계전기는 전력계통에 이상 상황(과전류, 단락 등)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감지하고, 디지털 보호 알고리즘을 적용해 신속하게 고장을 제거·복구하는 중요 장치다. 이를 통해 설비와 인명을 보호하고, 전력 공급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보호계전기를 다루는 IEC TC95는 1995년 1차 회의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30년 이상 보호계전기 시험·인증 경험을 보유한 KERI는 2018년부터 IEC TC95에 참석해 국제 표준화 활동과 네트워킹을 꾸준히 이어오며 기술 역량을 증명해 오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제37차 회의를 개최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된 IEC TC95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최초다.
이번 제37차 IEC TC95에서는 보호계전기의 △전자기적합성(MT2) △안전성 표준(MT3) △방향성 과전류 등 보호계전요소(MT4)에 대한 표준 제·개정 안건이 다뤄졌다.
안상필 KERI전기에너지평가본부장은 “국내 최초 IEC TC95 개최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통해 연구원의 위상 제고는 물론, 시험인증 기술력도 높이는 기회가 됐다”라고 밝히며 “보호계전기 국제 표준화 개발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목소리가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이는 국가 전력산업 분야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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