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이 종반으로 향해지면서 보수 진영의 단일화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에선 단일화에 대한 군불을 계속 떼고 있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반응은 아직까진 미적지근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한 채로 선거운동을 진행하겠다는 태세다.
소셜네트워크(SNS)상의 텍스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주는 ‘썸트렌드’를 통해 지난 한 주간 여론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 김문수·이준석 두 후보의 검색량에 비해 ‘단일화’에 대한 관심도는 아직은 낮은 모습이다. 대선 후보들의 2차 토론이 진행된 23일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검색량은 이내 줄어들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단일화에 대한 ‘부정’ 반응이다. ‘단일화’라는 단어에 대한 긍·부정 분석에서 ‘부정’ 반응은 60%로 ‘긍정(34.3%)’보다 2배가량 높았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 한 주 내내 이어졌다.
연관 단어들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명확하게 나타났다. ‘긍정’을 의미하는 승리·러브콜·신뢰·지지 등의 단어보다, 부정선거·의혹·논란·비판 등의 단어에 대한 검색량이 더 높았다. ‘관심 없다’는 반응 또한 470건으로 연관 단어 전체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데이터의 흐름과는 별개로 국민의힘은 지난 한 주간 이준석 후보를 향한 러브콜에 당력을 쏟아 부었다. 선거 후반 이재명 후보의 지지세가 흔들리는 틈을 타 보수 총결집을 통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서로를 상쇄하는 형태가 아닌 같이 올라가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달 29~30일 사전투표 전까지는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방법론에 대해선 “어떤 방법으로 단일화 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커질 것이다. 그런 부분에 맞춰서 적절한 방법을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후보의 일정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후보에게 ‘공동정부’ 구상을 제안하면서 단일화를 거듭 요청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후보가 국정을 책임지는 중요 요직을 맡고, 개혁신당의 주요 인사들이 정부의 주요 책임을 함께 맡는 등 실질적인 공동정부의 구성과 개혁의 실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여전히 ‘정중동’ 중이다. 취재진들에게 ‘단일화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한데 이어 “오늘부터 선거일까지 전화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며 단일화 관련 연락까지도 차단한 상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 간 보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도 국민의힘의 대표를 했고, 밀려나왔을 뿐 본인 스스로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준석 후보도) 다시 합쳐서 보수 정당의 주도권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당연히 단일화 될 것으로 보고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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