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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李 '집권후 청사진' 밝히고… 자신감 붙은 金 '尹과 선긋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충남 논산시 홈플러스 논산점 앞에서 열린 ‘기적으로 만들 진짜 논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논산=성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권후 청사진을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의 핵심 의제였던 사법개혁을 뒤로 미루고 경제 회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집권 이후의 경제를 중심으로 한 청사진을 밝힘으로써 ‘지지자 묶어두기’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도 이날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당무개입 차단 약속 등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선언하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포함해 중도층 표심 확보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경제와 민생 회복에 둬야 한다"며 "사법 개혁이나 검·경 개혁 같은 제도개혁도 중요하지만 조기에 주력해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검찰개혁 기조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구체적인 경제정책으로는 대통령 직속 '비상경제 대응 TF' 구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나서서 효율적인 경기 진작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한 상태인 만큼 민생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추가 추경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 분야에서는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이 후보는 "할 수 있는 것 외의 것은 못하게 하는 '포지티브 규제'는 문제가 많아 해서는 안 될 것을 규정하고 그 외의 것은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규제 개혁을 담당하는 별도 기구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인사철학에 대해서는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실행하겠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했다.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으로 '능력'과 '충직함', '청렴함'을 제시하면서도 "성별과 지역, 계층별 균형을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내란 세력에 대한 처벌 의지와 정치보복 배제를 동시에 언급한 점이다. "대한민국 체제와 국민 생명을 위협한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되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도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과의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며 당내 개혁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끊임없이 제기됐던 '사당화'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는 현안 입장 발표를 통해 "사당화 정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며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당헌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국민의힘 내부에서 금기시됐던 윤 전 대통령 비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파격적인 행보다.

구체적인 개혁안으로는 당정협력, 당-대통령 분리, 계파 불용의 3대 원칙을 당헌에 명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당내 선거, 공천, 인사 등 주요 당무에 대한 대통령의 개입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즉각 전국위를 소집해 당헌 개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당시의 당정 관계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많은 갈등을 낳았다"며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당의 자율성·민주성을 훼손하고 대통령 중심의 사당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앞으로 모든 당무는 당헌·당규에 따라 독립적, 자율적으로 작동된다"며 "당 운영이 대통령과 측근 영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비판도 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제기돼온 '윤심'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표가 다중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탄력을 받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가 줄곧 비판해온 친윤 계파 정치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단일화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다.

동시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행정·입법 권력을 동시에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해 '대통령 권한 내려놓기'를 먼저 제시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충청권 집중 유세를 통해 중원 표심 공략에도 나섰다.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 후 충남 계룡, 논산, 공주, 보령 등에서 연쇄 유세를 이어가며 '안보 적임자' 이미지 부각에도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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