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막 이후 좀처럼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박현경(25·메디힐)이 첫 승을 향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박현경은 24일 경기 여주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떨어뜨리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틀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적어낸 박현경은 단독 선두 이채은에 1타 차 단독 2위에 올랐다. 남은 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우승도 가능한 타수 차다.
선두에 3타 차 공동 6위로 10번 홀부터 대회 둘째 날 경기를 시작한 박현경은 15번 홀(파4)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기회가 있었지만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했다.
박현경의 ‘버디 쇼’는 16번 홀(파3)부터 시작됐다. 물오른 샷감이 버디 공략에 한몫 했다. 티샷으로 9.6m 거리에 공을 붙인 박현경은 그림 같은 퍼트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냈다.
한 번 물꼬가 터진 박현경은 17번(파4)과 1번 홀(파4)에선 징검다리 버디로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이후 2타를 더 줄이고 경기를 끝낸 박현경은 선두 이채은에 1타 차로 따라 붙으며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현경은 지난 시즌 3승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거두지 못해 애를 태웠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 시즌 우승 사냥의 포문을 열겠다는 각오다.
경기 후 박현경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노보기 플레이를 해서 기억에 남을 경기를 한 것 같다. 최근 샷 감이나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면서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고 했다. 이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를 하다 보면 위기나 어려운 상황이 오는데 1·2라운드 때처럼 할 수 있다는 믿음 안에서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고 싶다. 자신감 있게 나만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각오를 전했다.
투어 5년차 이채은이 11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라 생애 첫 우승을 노린다. 이채은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이틀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2위 박현경을 1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8타를 줄여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이자 개인 최소타 기록을 작성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시즌 2승을 조준했던 김민선은 2타를 잃고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디펜딩 챔피언’ 배소현은 5언더파를 적어내 김수지, 방신실 등과 함께 공동 15위다.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이예원(22)은 이날 중간 합계 2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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