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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민관협업과 K-도로 세계화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한국의 도로 산업은 고도성장기에 국가 기반 시설 확충의 역할을 넘어 이제는 첨단 디지털 기술과 지속 가능성, 글로벌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 건설과 운영관리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은 세계 속에 K-도로의 우수성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 흐름의 한복판에 한국도로공사가 있다. 현재 도공은 15개국에서 23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공의 초기 해외사업은 단순 시공감리 위주의 용역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투자개발(PPP), 운영유지관리(O&M) 등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그 결과 5410억 원의 해외 누적 수주를 기록하며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파드마 대교와 N8 고속도로 운영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도공이 보유한 스마트톨링,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유지보수 기술을 현지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첫 사례다. 또 첫 해외 PPP 사업인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는 도공의 중장기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수주한 튀르키예 나카스-바삭세히르 고속도로는 총 사업비 2조 1000억 원 규모의 도공 최대 해외 투자사업으로, 2024년 세계적 금융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파이낸스 인터내셔널(PFI) 어워드’에서 ‘올해의 딜(DEAL)’로 선정되며 K-도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

오늘날 민관 협업은 세계 시장에서 필수적이다. 특히 도로 산업은 단순 시공 중심의 사업이 줄어들고 자율주행, 환경·사회·지배구조(ESG ) 기반 스마트 도로 등 새로운 수요가 빠르게 창출되고 있어 민관 협업 없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러한 시기에 도공이 민간과 함께 실증한 스마트 고속도로, ITS 기술, 하이패스 무정차 요금 시스템 등은 이제 한국형 도로 운영모델의 수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원팀 코리아’ 전략이 도로 산업에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해외사업은 금융 조달 문제, 현지 정치·법적 리스크, 장기 운영의 불확실성 등으로 민간 단독으로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원팀 코리아’ 체계를 고도화할 때다. 공공이 시장을 열고 민간이 경쟁력을 더하며, 정부가 정책과 외교력으로 뒷받침하는 삼각 축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한다. 또 국제기구와 금융권과의 협력, 현지 맞춤형 운영모델 개발 등 중장기 전략 수립도 병행돼야 한다.

올해 도공의 목표는 해외 누적 수주 1조 원 달성이다. 이를 위해 도공은 기획, 설계, 시공, 운영, 유지관리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적 수주 모델을 창출하고, 세계적 수준의 PPP 사업에서 디벨로퍼 역할을 강화해 K-도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드론 기반의 구조물 점검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브라운필드 방식의 운영권 지분 인수, 정부 간 협력(G2G) 등 다양한 형태의 해외 진출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또 미국과 유럽, 국제도로연맹 등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K-도로는 기술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정부를 포함한 경제 공동체가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함께 움직일 때 가능하다. 도공은 그 현장의 중심에서 실천하고, 성과로 증명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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