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경상도의 주요 도시인 ‘진주’의 천년사를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현지에서 열린다.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용준)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해 특별전 ‘천년 진주, 진주목(晋州牧) 이야기’를 20일부터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전시는 8월 24일까지다.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진주대첩’으로 잘 알려진 진주목은 고려 때부터 천년여 동안 경상도 서부지역의 중심지였고, 그 영역은 오늘날의 진주시 외에 고성군·남해군·사천시·산청군·하동군의 일부 지역을 포함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지난 천년여 동안 ‘진주목’이라는 고을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과 사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다. 또 뜻 깊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진주 사람들도 재조명한다. 진주성도(보물), 김시민선무공신교서(보물), 시왕도(보물) 등 137건 213점이 선을 보인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전시는 크게 4개의 주제로 나뉜다. 제1부 ‘지리산과 남해의 큰 고을, 진주’에서는 지난 천년 여 동안 진주목의 역사가 어떠했는지를 다루었다. 995년 ‘진주(晋州)’라는 고을 이름을 처음 쓴 이래, 진주목(고려∼조선), 경상우도 병마절도사영(조선후기), 경남도청 소재지로 불리던 시기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특히, 진주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누정인 촉석루에 대해 조명한다.
제2부 ‘물산이 넉넉한 땅, 진주’에서는 진주의 경제적 풍요를 먼저 살핀 뒤, 진주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그 속에서 어떤 문화를 펼쳤는지에 대한 자료가 주로 전시된다. 이 가운데, 진주목에서 간행한 수학책이나 노비의 계모임을 보여주는 자료가 눈길을 끈다.
제3부 ‘올바른 뜻을 품은 고장, 진주’에서는 진주 사람이 역사의 전환점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였는지를 추적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남명 조식(1501∼1572)의 사상을 소개하고 그의 사상을 계승하려 한 노력을 살펴본다. 이와 더불어 1862년 진주농민항쟁, 국권회복운동, 형평운동에서 보인 진주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제4부 ‘도타운 믿음이 깃든 곳, 진주’에서는 진주 사람들이 어떤 신앙을 가졌는지 그들의 품었던 희망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전통의 지리산 성모신앙, 불교신앙뿐만 아니라, 근·현대 진주지역에 새롭게 들어온 종교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효종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 전시가 그동안 잊혀지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진주목과 진주 사람들의 삶과 유산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