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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채, 4년 뒤 2차대전 수준…"이대로면 2050년 재정 고갈"

■美 신용등급 강등…무디스發 셀USA 경고등

지난해 GDP대비 부채비율 98%

재정적자도 1.8조弗 넘어 급증세

국채 이자비용이 국방비 첫 추월

월가 "혼란없다""살얼음판" 팽팽

일각선 달러·주식 동반하락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10월 15일 미국 애틀랜타주 유세 현장에서 감세 공약 슬로건이 적힌 현판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상호관세율 발표로 금융시장에서 미국 주식과 국채·달러가 동시에 급락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현상이 펼쳐질 당시 세계적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관세와 함께 부채 문제에 주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관세에 과도한 정부 부채가 맞물리면 “세계가 매우 파괴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다”며 “미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현재 6.4%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16일(현지 시간)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그동안 월가 안팎에서 이어지던 부채 문제에 대한 새로운 경보음이다. 미 테네시주 밴더빌트 로스쿨의 예샤 야다브 교수는 “미국 정부 부채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확인해준 사건”이라며 “놀랍지는 않지만 미국 국채가 무위험 자산 지위를 유지하려면 정책 입안자들이 시급히 (재정)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는 질책”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현재 경제성장 속도보다 연방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미국 재무부와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GDP 대비 공공 부채비율은 약 98%다. 이는 시장에서 차입한,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붙는 부채다. 사회보장 기금 등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정부 내 기금 간 차입까지 포함한 총 연방부채는 123% 수준이다. 2024년 기준 공공 부채 비율은 4년 뒤 107.2%에 다다라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준(106.1%)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세기 이후 가장 높은 부채비율이다.

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재무부 분석을 보면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난 회계연도에 1조 8300억 달러로 GDP 대비 적자 비율은 2023년 6%에 이어 이어 지난해 6.4%로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경기 침체나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걱정하는 대목은 이 같은 부채 문제가 미국의 경제적 위상을 해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은 “역사적으로 나랏빚에 대한 이자 비용이 군사비를 넘어서기 시작한 시점에 강대국은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이를 ‘퍼거슨의 법칙’이라고 명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채 이자 비용(8820억 달러)이 국방비(874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 의회예산국은 올해는 물론 2035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낮춘 직접적인 원인도 부채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무디스는 “미국의 경제·금융 기반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강점만으로는 악화된 재정 지표를 상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정책혁신센터는 이대로라면 미국 재정 여력이 2050년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 신용등급 하락은 국채 매도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다만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하향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월가 안팎의 의견이 극도로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부채 문제의 심각성과 별개로 이미 시장에 잘 알려져 있는 리스크라는 점을 들어 국채 매도세가 일시적이거나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하향 조정 당시와 같은 시장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했다. 금융기관 바클레이스는 한 단계의 신용등급 하락은 금융 규제 기준상 국채의 담보 가치를 낮추거나 위험 가중치를 높이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금융기관의 국채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가 미 국채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내트얼라언스증권의 국제 채권 책임자인 앤드루 브레너는 “채권 자경단이 미국 국채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 자경단은 물가 상승이나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될 때 나타나는 시장의 국채 매도 현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맞물려 국채는 물론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매도세의 재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프랭클린탬플턴의 투자책임자인 맥스 고크먼은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국채를 다른 안전자산으로 전환하고 있기에 부채 상환 비용은 계속 늘 것”이라며 “이는 장기 미국 국채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 달러 매도 압력을 높이고 미국 주식의 매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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