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한 여성이 갱단원에게 독극물을 넣은 만두를 먹여 최소 40명을 사망하게 한 사연이 알려졌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초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켄스코프 마을에서 노점상을 하는 한 여성이 갱단원들에게 독성 물질이 첨가된 엠파나다(튀긴 만두와 비슷한 음식)를 건넸다. 여성은 갱단원들에게 “마을을 지켜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이 여성이 농약 혹은 살충제 성분을 음식에 섞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 음식을 섭취한 갱단원 40여 명은 극심한 복통과 경련을 호소했으나 병원 이송 전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여성을 의심한 다른 갱단원들이 여성의 집을 습격해 불을 질렀으나 여성은 이미 피신한 상태였다.
여성은 이후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자수하며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여성은 해당 갱단에 의해 가족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추가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갱단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티의 참혹한 현실을 드러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아이티에서는 갱단 관련 폭력으로 56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이번 사건의 갱단으로 알려진 ‘비브 안산’은 오랫동안 주민들을 상대로 강도, 납치,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질러왔다.
아이티는 지난 수년간 정치적 불안과 빈곤, 자연재해로 치안이 극도로 악화됐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갱단의 영향력이 가장 강한 지역으로, 주민들은 일상적인 폭력과 공포에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티의 갱단 문제는 단순한 치안 문제를 넘어 사회·경제적 위기의 산물”이라며 “근본적인 국가 재건과 제도 개혁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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