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7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낭독하려 했으나 국가보훈부가 불허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18 민주화 기념식에서 국민께 인사 말씀을 드리는 것이 어찌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념사를 준비한 배경에 대해 “광주광역시와 5·18 단체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려 12·3 비상계엄을 막아낸 국민의 열망이 5·18 민주화 운동 정신과 맞닿아 있어 고마움에 인사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행사가 돼야 할 기념식을 앞두고 보훈부가 ‘국회의장의 기념식 인사말을 정치적 논란으로 불허’한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보훈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은 법률에 따라 무소속 국회의원”이라며 “5·18 민주화 기념식에서 국민께 인사 말씀을 드리는 게 어찌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의장의 기념식 인사말은 못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나, 보훈부가 자신만의 판단으로 ‘정치적인 것과 정치적이지 않은 것’을 임의로 판단한다면 앞으로도 5·18 정신을 제대로 기념할 수 있을지 국민의 우려가 앞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이번 일이 보훈부가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의 정신을 진정성 있게 기리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훈부 측은 우 의장의 기념사 문제와 관련해 최근 의장실을 찾아 정부 주최 5·18 기념식은 항상 주빈이 한 명(통상 대통령)이고, 기념사도 주빈만 했기 때문에 관례상 의장이 기념사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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