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000억달러(약 280조원) 규모의 상업 거래 합의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15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전하고 이의 일환으로 미국 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약속을 포함해 양국간 인공지능(AI) 협력 합의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AI 합의에는 미국 기술의 전용 방지를 위한 노력을 포함해 UAE의 국가 안보 규정을 강화한다는 약속도 반영됐다. 이를 통해 UAE는 올해부터 엔비디아로부터 최첨단 AI 반도체를 연간 50만개까지 수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UAE로부터 AI와 관련한 대규모 투자를 받는 대가로 UAE에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를 대량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요약된다.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미 행정부는 전세계를 3개의 그룹으로 나눠 첨단 AI반도체 등의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따르면 UAE도 수출 상한선 적용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백지화하고 많은 양의 AI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한 셈이다. 이 같은 미국과의 AI 협력 강화를 위해 UAE는 AI 분야 중국산 장비 사용과 중국 측 투자를 줄여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보잉과 GE 에어로스페이스는 보잉 787 및 777X 항공기 28대에 대해 UAE의 에티하드항공으로부터 145억 달러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맺은 중동과의 AI 계약과 관련해 행정부 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에 많은 첨단 AI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이 반도체가 결국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행정부 내 대중 매파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UAE는 향후 10년 간 미국에 AI, 기술,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1조 4000억달러(약 1956조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카타르-UAE로 이어진 중동 순방을 마무리하고 16일 백악관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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