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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때문에…동북아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 불붙었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일본, 사거리 2000㎞ 블록 2A도 개발 중

당초 2029년 실전 배치 일정 3년 앞당겨

대만도 사거리 2000㎞ 원점 타격용 구축

유사시 중국 본토 수도 베이징 직접 공격

대만이 지난 2022년 양산을 시작한 칭톈 초음속 순항미사일. 대만은 이 미사일을 바탕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칭톈-2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만 국방부




피트 헤그세스가 미국 국방부 장관이 최근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20분 만에 미 항공모함 11척 모두를 격침시킬 수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내놓아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와 관련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기술적 가능성 여부를 떠나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시나리오”라고 즉각 반발했다.

과연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수준의 현주소는 어떻게 될까.

“나라를 태평하게 하는 귀중한 보물(진국중기·鎭國重器)”. 중국중앙방송 (CC-TV)는 지난 2019년 10월 1일 국경절 열병식에 첫선을 보인 전략미사일 ‘둥펑(東風)-17’에 대한 성능 설명과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중·단거리 재래식 탄도미사일 세대를 교체한 차세대 주력 장비”라며 이 같이 보도했다.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강비행체’(HGV·hypersonic glide vehicle)다.1단계에서 일반 탄도미사일 추진체로 발사된 뒤, 2단계에서는 탄도가 마하의 속도로 활강하듯 대기권을 반복 출입하며 목표물을 타격한다.

사거리는 1800~2500㎞, 최대 속도를 마하 6~8로 추정된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기체계로 유사한 HGV를 개발 중인 미국과 러시아보다 먼저 실전 배치했다고 과시한 바 있다.

3년 후 중국은 두 번째로 실전 배치한 극초음속 미사일 ‘YJ-21’을 공개했다. 2019년 지상 발사용 극초음속 미사일인 DF(둥펑)-17을 실전 배치한 데 이어 2022년에 해군용 극초음속 미사일인 YJ-21도 실전 배치한 것이다. YJ-21은 구축함과 폭격기에서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YJ-21은 평균 속도 마하 6으로 비행하고, 종말 단계에서는 마하 10의 속력으로 목표물을 타격한다. 타격 시점에는 초속 3.4km로 충돌해 폭탄의 폭발 없이도 상대 함정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

中, ‘둥펑-17’·‘YJ-21’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YJ-21은 대만과 전쟁을 벌인다면 개전 초기 대만의 방공망과 지휘통제부 무력화를 위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 항공모함의 접근을 제지하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미 해군이 중국군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비해 주요 함정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이 아니다. 2024년 유출된 미 국방부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중국은 새 극초음속 미사일 ‘DF-27’도 개발 중이고, 2024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DF-27은 미군의 모든 아시아·태평양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잇따라 실전배치 하면서 일본과 대만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및 배치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변칙 기동을 통해 기존 방공망으로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을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해 배치하자 일본과 대만이 맞대응에 나서면서 극초음속 군비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9년 중국이 실전에 배치한 극초음속 활강비행체 ‘둥펑-17’ 미사일이 중국 천안문 광장을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은 지난 2월 7일(현지 시간) 짤막한 보도자료를 내고 ‘원거리 방위 능력 구축 사업’에 대한 결과를 알렸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도서방위용 고속활공탄’이라고 부르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 예정된 성능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올해 연구개발을 마무리하고 2026년에는 실전 배치에 들어간다는 일정표도 공개했다.

내년에 배치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블록 1 버전’으로 최대 사거리가 900㎞라고 밝혔다. 만약 오키나와 기지에 배치된다면 대만해협 일대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간다. 탄두부가 원뿔꼴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비슷한 초기 단계의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은 사거리가 2000㎞에 이르는 ‘블록 2A’ 버전도 개발 중으로, 오는 2027년에 개발이 끝날 것으로 전해졌다. 탄두 부위가 날렵한 글라이더 형태인 블록 2A 버전은 중국이 현재 보유한 ’CJ-100’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과 대등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2030년까지는 사거리 3000㎞의 ‘블록 2B’ 개발도 완료해 중국 중동북 지역이 모두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이는 일본이 당초 2029년까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다는 일정을 3년 앞당기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2024년 5월 미국과 함께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는 ‘활공단계요격체계’(GPI·Glider Phase Interceptor)도 오는 2030년대까지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올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발사하는 HTV-X 화물우주선에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 초기에 탐지하는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의 극초음속 미사일 탐지 체제까지 구축하고 나서자 중국과 러시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우주 감시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일본이 전체 극동 지역을 공격 범위로 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는 이 지역의 정세를 고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4년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된 일본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사진 제공=일본 방위성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에 대만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4년 8월 발표한 ‘2025년 국방 선진과학기술 연구 계획’에 따라 ‘칭톈2’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24년 말부터 체코와 미사일 발사용으로 활용할 12축 차량 구매 협의도 진행 중에 있다.

대만이 일본보다는 개발 속도가 한발 앞서 있다. 대만은 2021년 사거리 2000㎞의 ‘칭톈’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을 끝내고 2022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를 기반으로 최고 속도를 마하 6까지 끌어올리고 사거리도 늘리는 칭톈2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3년 내 개발을 완료하고 실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은 평균 폭이 180㎞ 정도다. 대만이 최대 사거리 2000㎞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의미는 중국 내 전략 거점을 직접 공격할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으로, 중국의 도발에 맞서는 ‘원점 타격용’ 미사일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유사시 중국 본토의 심장인 수도 베이징도 직접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대만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자 중국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 군사평론가는 지난 2월 소셜미디어 웨이신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공격해 큰 타격을 줬던 것을 모방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국 군사평론가 차오웨이둥은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건 일본이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개발과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일본과 대만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면 한국과 북한, 미국 등도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동북아시아 지역에 극초음속 군비 경쟁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아시아타임스 역시 “중국 때문에 일본과 대만이 가세하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에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이라며 “일본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철갑탄두를 장착하면 중국의 대형 수상함(항공모함 및 대형 상륙함)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중국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한국까지 포팜해서 이들이 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초기에 탐지해 요격할 수 있는 신형 레이더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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