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틀을 깨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등을 제패하며 코트를 누빈 ‘배드민턴 레전드’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이 지난달 21일 취임식 자리에서 꺼낸 일성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셔틀콕 퀸’ 안세영(삼성생명)이 배드민턴 행정의 문제점을 직격한 뒤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현역 시절 무기였던 강력한 스매싱처럼 김 회장은 그간 문제로 지적 받아온 문제들을 하나하나 과감하게 해결하고 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 회장은 취임 후 한 달을 돌아보며 “정신없이 닥쳐오는 일들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다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김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 개인 용품 후원 계약을 공식 허용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국가대표 선수들은 협회 후원사의 용구만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했는데 안세영이 이를 지적하며 공론화됐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가장 시급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선수들의 개인 용품 후원 계약을 둘러싼 용품 스폰서와의 계약 문제였다. 아직 스폰서와 최종 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선수 개인 용품 후원 계약을 허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협회의 후원금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종목을 향한 민심 회복이 먼저”라며 “그 문제가 해결돼야만 다른 후원사 물색 등을 통해 후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표팀 체질 개선을 위해 ‘전설’ 박주봉을 감독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박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빠르게 안정되며 2025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준우승 등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팀 ‘에이스’ 안세영도 박 감독에게는 특별한 존경심을 표현할 정도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회장 선거 전부터 큰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이를 받아들여 주셨고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또 다른 개혁 방안도 임기 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대표 선발전 방식의 변화를 통해 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발탁할 방침이다. 또 200만 명에 달하는 동호인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실업연맹과 의논해 국내 배드민턴 대회를 선수들과 동호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로 키워보려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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