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이가 많을수록 자녀의 조현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대만 국가위생연구원(NHRI)과 국립대만대학 연구팀은 아버지의 생식 연령과 자녀 정신건강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진이 대만 신생아 7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5~29세 아버지의 자녀는 조현병 발병률이 약 0.5%였으나 50세 이상 아버지의 자녀는 1%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연구팀은 기존 인과관계 분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전장 유전체 분석(WGS)을 실시했다. 건강한 부모에서 3명 이상 자녀가 조현병을 앓는 5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아버지 나이가 1살 증가할 때마다 자녀에게서 평균 1.5개의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며 "정신질환 소인이 큰 남성이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이 있거나, 남성이 평생 정자를 생산하며 세포분열 과정에서 복제 오류가 누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 연령만이 조현병 발병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가족·사회적 환경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부부가 적절한 나이에 아이를 갖도록 장려하는 정부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만혼·만산 추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생식 연령과 자녀 건강 간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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