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자신이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보수’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양의 머리를 세 겹 쓴 후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분열을 조장한 세력’으로 규정하며 이들과 차별화 전략을 펴는 데 집중했다.
이 후보는 13일 아침 일찍 대구 달서구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경북대로 이동해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를 진행했다. 전국 대학을 방문하며 청년층과 꾸준히 접촉을 늘리고 있는 이 후보는 경북대 전자공학과 학생에게 “취업이 여전히 잘되느냐”, 사학과 학생에게는 “취업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주변에 자격증 준비를 많이 하는가” 등을 묻기도 했다.
같은 날 대구·경북(TK)을 찾은 양당 후보를 의식한 듯 자신이 젊은 세대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점도 재차 부각했다. 이 후보는 학생 식당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는 이미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에 출마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큰 표차로 낙선한 바 있다”며 “그 당시에도 대구의 미래를 이끌기에 이미 흘러간 물이라는 판단이 유권자들에게 있었는데, 한번 흘러간 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찍는 표는 사표일뿐더러 미래로 가는 표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당을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서는 “이중 정체성의 본질”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12·3 계엄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즉각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그 방탄 세력의 힘을 입어 후보가 된 본인은 사퇴가 마땅하다”며 “제가 유행시킨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김 후보는 양의 머리를 세 겹 쓴 후보”라고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도 “민주당 대표로 있을 때 압도적인 입법 권력을 바탕으로 TK 지역의 여러 숙원 사업을 풀어낼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며 “이를 도외시하고 분열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대구 시민들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시의사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국립대병원 관계자 등과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을 논의했다. 이어 대구 칠성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고 2·28 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15호 공약으로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국가 인증형 치안 직군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치안 강화 3대 제도’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다음 날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대에서 청년층과 소통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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