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레오 14세가 유년기를 보낸 소박한 집이 매물로 나왔다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후 철회됐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현지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에 있는 낡은 주택이 19만 9000달러(한화 약 2억7000만원)에 매물 목록에 올라 있었는데, 콘클라베 이후 새 교황이 어린 시절 이 집에서 자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문의가 쇄도했다.
지난 8일 오전부터 집을 사겠다는 연락이 7~8건 들어오자 집주인은 여러 선택지를 검토한 끝에 매도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중개를 맡은 부동산 중개인 스티브 버드직은 "교황이 자란 집이라는 사실을 집주인이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집주인이 매우 놀라워했다”면서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택은 1959년에 지어진 벽돌집으로, 침실 3개와 화장실 2개가 있으며, 면적은 111.4㎡이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에 따르면 이 주택은 현 주인이 작년 5월 6만6000달러(한화 약 9200만원)에 매수했다. 지난 1월에 20만5000달러(2억8000만원)에 다시 매물로 나왔고 이후 19만9000달러로 가격이 내려갔다.
버드직 중개인은 "집주인이 주택을 계속 소유할 수도 있지만 교황 레오 14세를 기념하는 박물관이나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임대 공간으로 바꾸는 방법 등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전히 일리노이주에 사는 레오 14세의 형에게 자문을 구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55년생으로 미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은 20년간 페루 빈민가에서 사목하며 헌신해왔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한 목자의 길을 걸었고, 기본적으로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신학적으로는 중도적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교회 내 개혁 성향과 보수 성향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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