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노트북을 처음 출시한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자체 개발한 OS인 ‘훙멍(鴻蒙·하모니)’을 탑재한 첫 노트북을 오는 19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미 최근 선전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이 노트북을 선보이고 “화웨이가 단말기 기기에서 ‘훙멍OS 시대’에 완전히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이어 컴퓨터까지 훙멍OS 생태계가 구축됐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자체 OS를 탑재한 첫 노트북 출시는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라이선스 만료에 따른 대응책으로 미국 기술 제재에 맞서는 중국의 자체 기술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최초의 범용 운영체제를 통해 윈도나 애플의 맥OS가 장악한 PC 운영체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계획이다. 훙멍OS 기반 컴퓨터는 5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완성됐으며 데이터 암호화 공유와 보안 칩 내장 등으로 강력한 보안 기능을 갖췄다는 게 화웨이의 설명이다. 또한,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음성 비서인 ‘셀리아’를 포함한 다양한 AI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레드노트’를 비롯해 훙멍OS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도 호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연말까지 2000개 이상의 앱을 지원할 예정이다.
화웨이가 2015년부터 개발해 온 훙멍 OS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 가능한 오픈소스 OS다. 화웨이는 지난해 훙멍OS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메이트 70’ 시리즈를 출시했고, 올 3월에는 폴더블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훙멍OS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7%를 차지한 애플 iOS를 4분기 연속 앞섰다. 다만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64%로 중국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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