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단일화 시한으로 이달 18일을 제시한 데 대해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12일 이후 단일화를 받을 가능성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단일화 시한 연장 제안에 대해 “11일 이전에 반드시 단일화해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후보로 ‘기호 2번’을 세워야 한다”며 “'기호 2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줘야 이재명과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단일화를 완료해 본선 레이스에 곧바로 국민의힘 후보를 등판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로 단일화하면 문제가 없지만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하면 국민의힘 기호 2번은 이번 대선에서 없어지게 된다”면서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된다. 기호 2번 무기와 당 지원 없이 맨몸으로 이재명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12일 이후에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사실상 할 수 없는 것을 한다는 점에서 김 후보가 얘기한 부분은 매우 안타깝다”며 “우리 당 일부 의원들도 내용을 알만한 분이 그런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알고 그러는 것 아닌가 싶어 대단히 유감”이라고 각을 세웠다. 김 후보와 당 일각에서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권 위원장은 특히 김 후보를 ‘김문수 선배’로 지칭하며 “우리가 봐왔던 김문수 선배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대단히 안타깝다”고도 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두 후보 간 회동에서 협상이 재차 결렬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 권 위원장은 “일단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뒤 11일까지 단일화를 이뤄내기 위해, 더 넓게 보면 대선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결단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조속한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한 권 위원장은 “이기지 못하는 선거의 후보가 되는 게 무슨 의미 있겠나”라며 “당의 권력을 잡는다는 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잡을지 아닐 진 모르겠으나 그렇게 잡은들 뭐하겠나”고 말했다. 당 내분을 두고 대선 이후 차기 당권 다툼을 벌인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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