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여는 수요일] 아비

김충규





밥 대신 소금을 넘기고 싶을 때가 있다

밥 먹을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스스로에게 다그치며

굵은 소금 한 숟갈

입속에 털어 넣고 싶을 때가 있다

쓴맛 좀 봐야 한다고

내가 나를 손보지 않으면 누가 손보냐고

찌그러진 빈 그릇같이



시퍼렇게 녹슬어 있는 달을 올려다보며

내가 나를 질책하는 소리,

내 속으로 쩌렁쩌렁 울린다

이승이 가혹한가,

소금을 꾸역꾸역 넘길지라도

그러나 아비는 울면 안 된다

해안에 사는 아비는 아비목 아비과 바다새다. 러시아 극동지역과 캄차카반도에서 번식한다. 평생 짜디짠 바다에서 물질을 하여 새끼를 키운다. 잠영의 명수지만 사냥에 실패한 채 수면에 떠올라 숨 고를 때가 더 많다.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데 멸종위기 등급으로 관심 대상이다. 내륙에 사는 또 다른 아비들은 넥타이를 매거나 작업복을 입고 염전 같은 일터로 출근하는데 가족을 부양하는 모습은 해안의 아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