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관광지가 ‘짝퉁’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후지산을 모방해 작은 언덕 꼭대기를 흰 페인트로 덧칠하면서다.
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문제의 관광지가 중국 허베이성에 있는 ‘우주 환상의 땅’이라고 보도했다. 입장료는 한 명당 98위안(한화 약 1만9000원)이다.
이 관광지는 도시 생활에 지친 베이징 시민들을 겨냥해 기획됐다. 산, 반짝이는 호수, 푸른 잔디밭, 흰말, 그리고 아기자기한 목조 오두막 등 동화 같은 풍경을 갖췄다고 홍보됐다.
하지만 실제로 관광지를 찾은 사람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 방문객은 "그저 작은 언덕 정상에 흰 페인트를 칠해놓은 것일 뿐, 후지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정작 진짜 후지산에서는 사진을 찍는 데 돈이 들지 않지만, 여기는 가짜 후지산을 찍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사회관계망(SNS) 사용자들은 "환상적인 분위기라고 홍보하더니 실제로 가보면 동네 뒷산 수준"이라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또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 허베이성 '우주 환상의 땅'이라는 관광지가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흉내 내려다가 논란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산으로도 부를 수 없을 만큼 작은 언덕에 불과하며, 정상에는 새하얀 페인트로 덧칠했다"며 "업체 측은 이 언덕을 '화산'이라고 부르면서 주말마다 분홍색 연기를 터트리는 가짜 화산 폭발 쇼도 연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말이지 '후지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허베이성은 과거 프랑스 에펠탑, 이집트 스핑크스 등을 복제해 비난받았다"며 "최근 한 마트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과 아이유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젠 중국도 제대로 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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