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측이 3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김 후보 측이 요구하는 방식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와의 연대에 적극적 의사를 보여온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한 후보 측도 열린 태도를 보이며 빅텐트 구성에 긍정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단일화 시점은 최대한 빨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측 모두 단일화 논의에 전향적 의지를 드러내면서 조만간 실무 협상이 개시될 전망이다. 보수 진영에선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선거 공보물 발주 시한 전인 오는 7일까지 협상이 완료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늦어도 선관위 대선 후보자 등록 시한인 11일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선 룰 등을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원샷 경선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여론조사 세부 문구, 당심 반영 비율, 역선택 방지 조항 채택 여부 등 양측이 밀고 당겨야 하는 쟁점이 적지 않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후보는 단일화 방법을 두고 막판까지 갈등을 빚으며 파국 위기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한 후보와 김 후보 사이의 미묘한 온도 차이도 감지된다. 한 후보는 이날 ‘개헌’을 명분 삼아 김 후보와 빅텐트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혔다. 한 후보는 이날 “개헌의 큰 연대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길을 모색할 것이고, 새로 뽑히는 분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가 직접 ‘빅텐트’를 언급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반면 김 후보는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숨을 한번 돌리고 답해드리겠다”고 답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겠다”며 빅텐트의 명분을 ‘반명’에서 찾았다.
한 후보와 김 후보는 이날 10여 분간 통화를 했다. 통화에서 한 후보는 “이른 시일 내 뵙고 싶다”고 했고, 김 후보는 “그렇게 하자”고 화답했다고 한 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지금부터 단일화에 대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양측에서 의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어떤 누구도 예단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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