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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인형 두 개면 충분”…황금 궁전에 갇힌 트럼프의 현실 감각[글로벌왓]

관세 정책에 물가 상승·공급난 우려 나오자

"아이들 인형 30개 대신 2개만 가져도 돼"

억만장자 내각 인사들, 현실과 괴리 발언

공장 노동 찬양 뒤 아들에 투자사 물려줘

지난달 13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마크 뤼테(가운데 왼쪽)를 접견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벽과 난로 등이 금장식으로 둘러싸여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억만장자 내각이 출범 후 줄곧 미국 서민의 삶과 동떨어진 행동과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 간극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밀어붙인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공급난 우려를 이렇게 일축했다. “아이들이 인형 30개 대신 2개만 가지면 어때요? 그리고 그 두 개 인형이 평소보다 몇 달러 비싸도 괜찮지 않겠어요?”

이 발언은 금빛으로 장식된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왔다. ‘금빛’을 사랑하는 그는 백악관 장식품에 금도금을 입히는 전담 ‘골드맨’을 두고 있을 정도로 호화스러운 취향을 자랑한다. 주말마다 세금으로 플로리다의 초호화 별장을 드나드는 트럼프 대통령(추정 자산 약 9조 2000억 원)의 입에서 “인형 두 개면 충분하다”는 말이 나오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관세의 부정적 효과를 줄곧 부인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더 눈길을 끌었다. 그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을 올리거나 물자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80%는 중국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내 장난감 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수입 중단 두 선택지를 마주한 상황이다. “아이들이 인형 두 개면 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이들의 절박한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럼프 내각은 최근 1950년대 공장 노동의 향수를 꿈꾸는 듯한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추정 자산 약 2조 7000억 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 공장에서 평생 일하고, 그곳에서 자녀와 손주도 일하는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러트닉 자신은 최근 자신의 투자 회사를 20대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더 나은 일자리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대다수 미국인들의 바람과도 동떨어져 있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3%는 공장 일보다 사무직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추정 자산 약 7400억 원)은 “값싼 물건을 살 수 있는 게 미국의 꿈은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하지만 지난 25년간 값싼 옷, 장난감, 전자제품 덕분에 미국 중산층은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해왔다. 반면 의료비, 집값, 대학 등록금은 끝없이 오르며 이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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