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025년의 전·월세 동반 불안이 시사하는 것은? [윤수민의 부동산 Insight]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





올해 들어 국내 전세시장은 상승과 하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방에서는 하락 또는 정체 현상이 나타나며 매매 뿐만 아니라 전세 가격 측면에서도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와는 다소 다른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에는 몇 가지 뚜렷한 요인이 있다. 첫째, 2년 전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임차인 우위의 상황에서 재계약이 많았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보증금 상향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전세 물량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세입자들이 갱신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머무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신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둘째, 서울을 비롯하여 울산 등 일부 지방에서는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년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울산의 2025년 2월 4주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0.07%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역시 0.03%의 상승세를 보였다. 신축 공급 부족이 전세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대표적 사례로, 단기간에 공급이 확대되기 어려운 부동산의 특성상 이들 지역 전세가격은 장기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셋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되는 현상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사기 이슈로 인해 세입자들이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면서 아파트 전세가격만 상승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반면 전세가격의 하락 또는 상승 억제 요인도 뚜렷하다. 가장 큰 요인은 전세대출 규제 강화다. 2025년 들어 전세보증 인정 비율이 90%로 축소되고, 1주택자 전세대출 금지, 주택 소유자 변경 시 대출 제한 등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세입자들의 전세대출 수요가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30세대 등 주요 전세 수요층이 전세금 마련 대신 주식 등 투자에 자금을 분산하는 경향도 전세시장 수요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실제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며, 월세가격이 전세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전세(보증부월세) 증가 역시 전세가격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지역별 주택 전세시장은 공급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대출 규제 등과 함께 수요도 함께 감소하는 시장으로 분석되며, 이로 인한 파급 효과가 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세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월세를 포함한 전체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매매 수요는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로 구분한다. 투자 수요가 풍부한 지역은 전세 가격의 변동성보다 매매 가격에 비교한 전세가율이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반면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가 중심이 되는 지역에서는 전세 가격의 흐름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판단된다. 전세 가격이 오르면 실수요자들은 주거 불안정성을 느끼고 매매 시장으로 이동하려는 심리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심리적 불안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대기 중인 2030세대의 주택 매수 수요를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그래서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 수요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지방에서는 지역별 전세 가격의 변동성을 주택 시장 내 실수요자의 심리 변화를 판단하는 지표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2025년 국내 전세시장은 공급과 수요, 정책과 시장 심리가 복합적으로 얽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전세가격의 상승폭만을 보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월세를 포함한 전체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임차인은 주거 전략을 신중히 세우고, 임대인은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전세 시장은 실수요자의 심리와 시장 구조 변화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서경In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