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제철의 미국 대표 철강사 US스틸 인수 시도가 논란이다. 일본 정부까지 나서 인수를 추진하고 미국 정부는 이를 방해한다. 일본제철은 왜 US스틸을 인수하려는 것일까. 과거 일본 버블 시대 소니의 컬럼비아픽처스 인수와도 비교되는 데 정말 그럴까.
신간 ‘일본제철의 환생’은 과거 제조업 왕국이었던 일본의 재생기다. 일본 제조업의 대표 격인 철강사 일본제철을 통해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고 다시 부활하려는 노력을 그린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는 그 일환이라는 것이 일본 언론인 출신 저자의 설명이다.
일본 제조업은 일본을 거점으로 한 국제 분업 모델을 강점으로 여겨왔다. 일본을 핵심으로 하고 부품·원료 등 공급망 체계를 국제적으로 유지하며 일본이나 해외에 파는 방식이다. 다만 최근 들어 미중 분쟁 등 지정학적 변화, 원료비의 앙등, 개별 국가 우선주의는 이러한 시스템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게 했다.
새로운 일본제철의 목표는 제철업의 모든 과정, 상공정에서 하공정까지 수직적 통합을 이뤄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자생할 수 있는 ‘글로벌 3.0’이다. 앞서 일본제철은 인도 철강사 에사르스틸을 인수하며 인도 시장에서도 강자로 떠올랐다. 이어 미국에까지 진출하려는 것이 US스틸 인수 시도다.
일본제철은 2019년 전후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하시모토 에이지 사장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다. 하시모토 사장은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다.
안으로는 잉여 생산력을 해소하고 밖으로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지 균형을 맞춘다. 그리고 대대적인 해외 철강사, 자원개발사 인수를 통해 핵심 전략을 기존 ‘메이드 인 재팬’에서 ‘메이드 인 글로벌’로 바꾼다. 결과적으로는 적자 2년만에 흑자로 돌려놓고 일본제철을 다시 일본 대표로 만든다.
“사원 급여 총액을 얼마나 올려주었는지가 경영의 핵심 성과 지표입니다.” 저자가 하시모토 사장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말이라고 전한다. 매출이 얼마다, 주주 환원이 어느 정도다 하는 기업 대표는 허다하지만 사원 급여를 지표로 하는 경영자는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1만 8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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