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일 전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에도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됐지만 직접 대응하기보다 현장에서 국민을 만나는 통합 행보를 부각하겠다는 취지다. 대법 판결에 강경하게 나서는 당 지도부와는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청 투어’ 일정으로 강원도 철원·화천·인제·고성군을 방문했다. 전날 경기 포천·연천에 이어 당의 험지로 꼽히는 접경 지역 공략이다. 이날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는 지지자 50여 명이 ‘농어촌기본소득 실현’ 등의 팻말을 든 채 이 후보를 맞이했다. 일부는 전날 대법 판결을 의식한 듯 “힘내세요”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며 이 후보를 격려했다. 이 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을 꺼내 튀김 등을 사 먹기도 했다.
북한과 맞닿아 개발이 제한되고, 경기가 침체된 접경 지역 맞춤 공약도 발표됐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대북 전단과 쓰레기(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평화경제특구 지정, 불필요한 군 방호벽 철거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인제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탄핵 추진 등 대대적 공세를 두고 “원내에서 하는 일”이라며 “저는 민생과 현장에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국민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파괴한 세력에 대해 단죄를 준비하는데, 그에 합당한 행동인지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이 후보는 지역에서 숙박하며 3일에는 강원 속초·양양 등 ‘동해안 벨트’, 4일 경북 영주·예천 및 충북 단양·영월 등 ‘단양팔경 벨트’에서 경청 투어를 이어간다. 5일에는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석 뒤 6일부터 경청 투어가 재개될 방침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는 어떠한 사법적 시도에 관계없이 국민만 보고 대선 일정을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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