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국무총리·경제부총리까지 모두 공석이 된 초유의 상황에서 국정을 맡게 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위원 간담회,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을 위한 국무회의를 차례로 주재하며 선거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서 “오직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 두려워하면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공직사회는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국정 서열 4위인 이 권한대행은 전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이날 0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됐다.
이 권한대행은 △미국과의 본격적인 통상 협의 △민생·경제 살리기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대응을 ‘3대 과제’로 꼽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국정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심의·의결과 관련해 “추경예산이 신속히 집행돼 민생 현장에 적기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NSC에서는 “국가의 안위와 국토의 안전을 보전하는 동시에 국민께서 안보 불안으로 조금도 염려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할 때”라며 “북한이 어떠한 도발 책동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외교·안보 부처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부처가 국익 최우선 원칙으로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대대행’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대해 “국정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정적으로 국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외교·안보·통상에서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국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국무위원들과 잘 논의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앞으로 30여 일 동안 이 권한대행의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지원단’을 구성했다. 지원단장은 김영곤 교육부 차관보가 맡고 교육부 인력을 중심으로 외교·안보·경찰 등 유관 부처에서 인력을 추가 보강할 방침이다. 업무지원단은 △기획조정팀 △일정총괄팀 △공보팀 △외교안보팀 △재난치안팀 △민생경제팀 등 총 6개 팀으로 운영된다. 지원단 규모는 최 전 장관이 권한대행이던 당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이끌었던 업무지원단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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