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과 불법 여론조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검찰 조사 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윤 전 대통령이 걱정된다는 취지의 얘기를 나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 씨는 전날(30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관련 12시간 30분가량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윤 의원을 만났다. 명 씨는 지난달 29일에도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만남은 명 씨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안타깝다. 속상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명 씨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에워싸서 안타깝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65) 의혹 관련 서울 서초구 사저를 압수수색 했다.
윤 의원은 "명 씨 측에서 보자고 해서 변호사 등 여러 명이 함께 자리한 것"이라며 "우동집에서 반주를 곁들였다"고 밝혔다.
명 씨는 검찰 조사에 대해서도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검찰 출석 당시 "오 시장을 잡으러 왔다"고 했는데 이날 자리에선 "홍준표도 오세훈도 누구도 공격하지 않는다. 다 나한테는 고객인데 왜 내가 그렇게 진술하게 만드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 말미에는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도 등장했다. 다만 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동석은 없었다는 게 명 씨 측 설명이다.
명 씨는 전날 조사 후 "오 시장의 휴대전화에서 증거들이 다 나왔다"며 "오 시장이 부인했던 것들에 대한, 반박에 대한 증거자료가 나온 걸 검찰에서 확인하지 않았겠나. (오 시장 관련 조사는) 저는 마무리됐다"고 했다.
검찰이 명 씨와 함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이틀 연속 소환 조사해 만남 횟수와 여론조사 과정 등을 확인하면서 조만간 오 시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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