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이 열리는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 높고 푸른 하늘과 짙푸른 잔디가 펼쳐진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18번 홀(파5) 페어웨이 옆에 마련된 갤러리 플라자의 한 건물에 시선을 빼앗긴다. 갖가지 색들이 어우러져 오로라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물 외관에는 ‘맛! 멋! 재미!’라는 한글이 적혀 있다. 골프장의 여느 시설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이곳은 K푸드와 K컬처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하우스 오브 CJ(HOUSE OF CJ)’다.
30일(현지 시간) 찾은 이곳은 먼저 K컬처로 방문객을 반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가 흘러나왔고 디지털 아트 전시회를 연상시키는 중앙의 LED 스크린 조형물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의 문화적 비전과 글로벌 브랜딩 전략을 집약한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골프팬들은 이곳에서 한식과 음악, 뷰티 등 K컬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625㎡(약 189평) 규모의 넉넉한 공간에서 5개의 CJ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닭강정과 만두 등을 맛볼 수 있는 비비고 컨세션과 한국의 대표 화장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올리브영, CJ ENM의 음악 및 영상 콘텐츠존, 270도 파노라마로 구성된 Screen X, 베이커리를 시식할 수 있는 TLJ(뚜레쥬르) 컨세션 등이다. 중앙 안내데스크에서는 한국의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과 화채도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는 나흘간 20만 갤러리가 현장을 찾았는데 올해는 본격적인 K컬처 홍보 효과로 그 이상의 흥행을 예상한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도 대회장을 찾아 하우스 오브 CJ에서 K컬처에 빠져들 예정이다. 골프 특기생이자 소셜미디어 스타인 카이는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 말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 CJ컵 갈 생각에 설렌다. 골프는 물론이고 놀라운 맛의 한국 음식을 비롯해 한국 문화 전반을 경험할 것”이라고 알렸다.
CJ그룹이 더 CJ컵에서 이런 대대적인 K브랜드 홍보관을 운영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알린 코리아하우스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올해는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K컬처 전도사’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대회 개최를 넘어 K콘텐츠를 통한 브랜드 가치 확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CJ는 2017년을 시작으로 3년간 제주에서 더 CJ컵을 열었고 2020년부터는 미국으로 옮겨왔다. 지난해부터는 바이런 넬슨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 2033년까지 대회를 개최한다. 1일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전 세계 1위 조던 스피스(미국), 그리고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 김주형 등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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