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화랑들이 미국 중서부를 대표하는 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 미술을 현지에 알리는 고무적인 성과를 올렸다.
한국화랑협회는 국내 20곳의 화랑이 지난 24~27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네이비피어에서 열린 ‘2025 엑스포 시카고’에 참가해 주요 작가의 작품 판매는 물론 향후 전시 및 협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엑스포 시카고는 미국 중서부를 대표하는 아트페어로 12회차를 맞이하는 올해 역시 29개국 170여 개 주요 갤러리가 참여하고 3만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특히 한국 20개 갤러리는 엑스포 시카고의 핵심 섹션인 ‘갤러리즈’에 ‘키아프(Kiaf)’ 브랜드로 동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참여 갤러리는 가나아트, 갤러리 41, 갤러리 가이아, 갤러리 그림손, 갤러리바톤, 갤러리빛, 갤러리조은, 갤러리피치, 금산갤러리, 더컬럼스 갤러리, 리앤배, 비에이치에이케이(BHAK), 샘터화랑, 선화랑, 써포먼트 갤러리, 에브리데이몬데이, 원앤제이 갤러리, 표갤러리, 021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 등이다. 이들은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등 단색화 대가부터 동시대 젊은 작가들까지, 한국 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현지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현지의 관심은 작품 판매로도 이어졌다. 써포먼트 갤러리는 행사 첫날 5점의 작품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유미선 작가의 2012년 인사이드 시리즈 전체를 ‘완판’ 했고 에브리데이몬데이(EM)도 무나씨의 작품을 완판해 이목을 끌었다. 또 갤러리 피치는 변상호 작가의 작품 3점을, 더 컬럼스 갤러리는 김강용의 ‘리얼리티+이미지’ 40호를, 갤러리 그림손은 네덜란드 팝아티스트 레온키어의 작품을 비롯해 김병관, 정진, 조병왕의 작품을, 021갤러리는 박선기 작가의 설치 작품과 박동삼 작가의 작품을 각각 판매했다. 2년 연속 엑스포 시카고를 찾은 리앤배는 염진욱의 회화 작업을, 갤러리 41은 최은희의 작품을 7점 이상 판매했으며 선화랑의 김정수, 가나아트의 박석원, 갤러리조은의 변웅필 작품도 각각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밖에도 갤러리 가이아가 유선태의 작품을, 금산갤러리가 송필의 작품 3점을 비롯해 김은진·이재효의 작품을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작품 판매를 넘어 한국 미술의 정수를 선보이며 현지 컬렉터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갤러리도 많았다. ‘물방울 작가’ 故김창열의 개인 회고전을 선보인 표갤러리 부스에는 작가를 잘 아는 많은 컬렉터들이 방문해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박석원·오수환·유근영 등 비교적 덜 알려진 한국의 대가들을 선보인 가나아트 부스도 현지의 큰 관심을 받았다.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이승조 등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한 샘터화랑의 부스 역시 전문 컬렉터 및 미술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기대 이상으로 성숙한 시카고 미술 시장을 경험한 것이 기쁘며 첫 참여에도 불구하고 현지 컬렉터, 아트 어드바이져, 기관 관계자들과 유의미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참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2025 엑스포 시카고 참가는 단순한 페어 참여를 넘어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전략적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세계 유수 아트페어와 협업을 통해 한국 미술과 키아프(Kiaf) 브랜드를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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