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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짜리 시민권…EU법원, 몰타 ‘골든 비자’에 "불법"

러시아 부유층 ‘제재 회피 수단’ 우려





거액을 낸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몰타의 일명 ‘골든 비자 제도’가 불법이라는 법원 최종 판결이 나왔다.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9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몰타의 투자 이민 제도 시행을 금지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집행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EU 회원국은 국적 및 시민권을 미리 정한 액수와 투자를 대가로 부여해선 안 된다”며 몰타 정부에 법원 판결을 즉각 준수하라고 명령했다. 미이행 시 집행위는 몰타를 상대로 재정적 제재를 요구하는 추가 제소를 할 수 있다.



몰타는 2020년 시민권법을 개정해 최소 60만 유로(약 10억원)를 투자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해 몰타에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몰타가 EU 회원국이어서 몰타 여권을 소지하게 되면 단일 시장인 EU 역내 어디서든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집행위는 이 같은 제도가 ‘성실한 협력 원칙’을 규정한 EU 조약에 위배된다며 지난 2022년 9월 몰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 부유층이 서방 제재를 피할 목적으로 몰타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U 회원국인 키프로스, 불가리 등도 유사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철회했으며 회원국 중 골든 비자 프로그램이 있는 곳은 몰타가 유일하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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