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의 2029년 12월 개항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정부가 제시한 84개월(7년)보다 2년이 늘어난 108개월(9년) 공사기간을 요구하는 기본설계안을 28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어서다. 이로 인해 당초 목표했던 2029년 말 개항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광회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설계안은 형식 요건을 갖추지 못해 채택이 어려울 것”이라며 “공사기간 108개월 제안은 국토부가 판단하겠지만 적격 판단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84개월 이내에 신공항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제안을 받아야 한다”며 “2030년 전 개항 목표 아래 시공사와 적극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정부와 부산시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정부 입찰 조건과 다른 108개월 공사 기간이 담긴 설계안을 제출한 것은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신공항을 기다려온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게 돼 깊이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정부는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고 추가적인 사업 지연이 없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6개월간의 사업성 재검토 끝에 올해 착공하더라도 4년 내 바다 매립과 에어사이드 시설 완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정부가 설정한 10조5000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더 많은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측은 국토부가 제시한 공사 기간과 예산을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덕도신공항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부산시와 정부가 2029년 12월 개항을 약속해온 국책사업이다. 하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공기 연장 요구로 인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으며 정부와 부산시, 시공사 간의 추가 협의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기본설계안 접수 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만약 중앙건설심의위원회가 기본설계안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이 경우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등 지역 정치권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9년 공기, 2035년 준공계획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진상조사단 구성과 함께 박형준 부산시장, 박상우 국토부 장관 사퇴 운동까지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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