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쇼핑몰에 설치된 '고양이 자판기'가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 남방도시보 등에 따르면 이 쇼핑몰에 자동판매기 형태의 반려동물 판매대가 등장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3층으로 쌓인 투명 케이지 안에 새끼 고양이가 두 마리씩 갇혀 있는 모습이다. 자판기에는 '실시간 전시 구역', '무인 판매', '셀프 반려동물 판매', '0원 입양' 등의 문구와 함께 구매용 QR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이 사실을 처음 알린 네티즌은 "아래쪽 물그릇은 비어 있고, 두 번째 물그릇에는 탁한 물이 고여 있다"며 "변기에는 치우지 않은 배설물이 쌓여 고양이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내 여론은 즉각 반발했다. 네티즌들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분노했고, "쇼핑몰은 밝은 조명과 사람들로 북적여 고양이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들은 쇼핑몰 측에 항의하기 위한 온라인 채팅방을 개설해 126명이 보이콧을 준비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관계자들의 해명이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판매대는 실제로 고양이를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들어있는 '스마트 캐빈'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소비자가 케이지를 구매하면 고양이를 '덤'으로 제공한다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스마트 캐빈 제조사는 "공기 청정 시스템이 있어 내부 환경은 쾌적하다"면서도 "우리는 B2B 방식으로 공급만 담당했을 뿐, 판매 방식은 펫샵이 기획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쇼핑몰 측 역시 "자체 기획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려동물 분양업체는 "모든 고양이는 예방접종을 마쳤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며 "매일 청소와 상태 확인을 담당하는 전담 인력이 배치돼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은 "살아있는 생명을 물건처럼 전시하고 판매하는 방식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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