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가 다음 달 23∼24일 근대 문화유산인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 일대를 야간에 둘러볼 수 있는 '정동야행(貞洞夜行)' 행사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로 10년 차를 맞는 정동야행은 특별히 구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올해 정동야행 주제는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정동은 130년 전 구한말 개화기 시대에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며 “K문화의 열풍이 시작된 곳인 만큼 정동야행을 통해 문화가 확산할 수 있는 희망의 빛이 됐음 한다”고 말했다.
정동야행은 크게 7가지로 진행된다. △야화(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문화공연) △야사(정동길 체험) △야설(거리 공연) △야로(역사해설 투어) △야경(야간경관) △야식(먹거리) △야시(예술장터)등 '7야(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이번 행사의 주제와 맞물려 대사관, 박물관, 종교시설, 국가유산, 미술관, 공연장 등 35개 역사 문화시설로 야간 개방과 공연, 전시 등이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축제의 막은 23일 오후 6시 5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펼쳐지는 고궁음악회로 열린다. 중구 홍보대사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린데만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무대에 올라 빛으로 물든 정동을 감성으로 채운다.
특별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던 '대사관 투어'도 마련했다.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는 션 모리세이의 '한국과 캐나다를 잇는 민속 신앙' 강연이 열리고, 주한 영국대사관은 대사관을 개방해 투어를 진행한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지난해 10월 명예 중구민으로 위촉되며 중구와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 정동제일교회에서는 오르간과 사중창단 공연인 '정동의 메아리'와 시온금관 5중주인 '소리로 그리는 브라스의 정동' 공연, 영국대사관 바로 옆 성공회서울주교좌 성당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 공연, 구세군 역사박물관에서는 구세군악대 공연이 열린다. 또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에서는 역사 강사 최태성이 강의를 펼치고 이화여고 내부투어도 진행한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정동을 여행하는 '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 역사해설 투어도 진행된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어로도 마련돼 외국인 관광객도 정동의 역사를 깊이 느낄 수 있다.
특히 올해 정동야행은 주민들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특별하다. 중구 대표 축제인 정동야행을 위해 200여 명의 주민들이 '야행지기'로 나서, 축제 준비부터 운영까지 참여한다. 야행지기는 정동 일대 플로깅, 현장 안전 점검 등을 통해 축제를 준비하고, 축제 기간에는 방문객 스탬프 날인, 시설·행사장 안내 등을 맡는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10회차를 맞이한 정동야행은 총괄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처음으로 총감독제 도입을 결정했다”며 “봄의 정취를 담은 정동에서 다양한 시설이 미디어파사드 등 '빛과 미래'를 컨셉으로 시민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