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에서 5위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긴 임성재(27·CJ)가 국내 골프 팬들을 만난다.
임성재는 23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출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회에 나올 때마다 정말 기대가 되고 또 어떤 한국 음식을 먹을까 생각하는 것도 신 난다”며 “작년까지 2년 간 좋은 성적을 낸 대회니까 하루하루 열심히 해서 꼭 마지막 날까지 팬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대회는 24일부터 나흘 간 계속되며 임성재는 서브 스폰서가 주최하는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임성재는 21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RBC 헤리티지에서 공동 11위에 올랐고 앞선 주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5위를 했다. 그는 “마스터스 전 주부터 쉬면서 준비를 잘했다. 연습도 더 집중했었고 시간도 더 들였다. 퍼트를 집중적으로 했는데 그 결과가 마스터스 1~4라운드 내내 안정감 있는 경기력으로 나와줬다”며 “쇼트 퍼트에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잘 세이브했다. 포대 그린도 많고 다양한 기술의 칩샷도 요구돼서 어려운 대회인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잘해냈고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RBC 대회를 돌아보면서는 “마지막 날 이글 2개를 하면서 출발이 좋았고 후반에 보기·보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2주 연속 좋은 결과를 얻었다. 메이저와 시그니처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낸 덕에 시즌 포인트를 많이 얻은 것도 수확”이라고 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극적인 마스터스 우승도 감명 깊게 봤다고 한다. 임성재는 “먼저 경기를 마치고 차로 이동하면서 매킬로이의 경기를 봤다. 18번 홀 연장 때 남은 퍼트도 그 라이가 어떤 라이인지 잘 알기에 더 마음 졸이며 봤다. 거리는 짧아 보이지만 내리막이 은근히 있어서 쉽지 않았을 텐데 넣더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순간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같은 선수로서 좋았다”고 했다.
2019년 PGA 투어에 데뷔한 임성재는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성적으로 흔들림 없는 입지를 지키고 있다. “신인왕을 하고 우승을 두 번 해보고 마스터스 2등도 해봤는데 기록을 생각하고 치는 것은 아니고 그저 꾸준함의 결과로 얻은 것들”이라는 설명이다.
꾸준함의 비결은 ‘바꾸지 않는 것’이다. 7년 동안 스윙을 거의 바꾼 적이 없다고. “퍼트도 그렇고 골프에 관한 한 모든 부분에 있어 바꾸려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설명. 임성재는 “제가 제 스윙을 알기에 흐트러져도 ‘이 부분만 보완하면 되겠다’ 이렇게 혼자 연구해서 해결하는 것 같다”며 “안 될 때 스윙 코치를 바꾸는 것도 일반적이지만 저는 그런 게 없었던 것 같다. 자기 스윙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코치를 만나서 스윙을 만들어도 자기의 감이 없으면 어렵다. 꾸준함을 원한다면 자신의 골프를 빨리 아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 공동 5위 상금으로 한국 선수 PGA 투어 통산 상금 1위 자리도 꿰찼다. 현재 누적 상금은 3342만 1009 달러(약 476억 원). “‘기록을 깨야지’ 이런 생각으로 대회를 치러본 적은 없지만 한국 선수 커리어 머니 1등도 또 하나의 자부심으로 삼을 만하다. (1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했다.
최근 LIV 골프로 옮긴 장유빈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장유빈과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금메달을 합작한 사이다. 임성재는 “제가 (장)유빈이었다면 안 갔을 것 같다. PGA 투어 도전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LIV는 솔직히 돈만 벌 수 있고 명예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는 그는 “돈을 많이 벌면 물론 좋지만 그것은 두 번째라는 생각이다. 커리어와 명예 이런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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