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불륜으로 이혼한 전 남편에게 수모를 당하고 극심한 복수심을 품은 60대 여성이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끝에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허양윤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1)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형량인 징역 17년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경남 김해시 소재 농장에서 전 남편 B씨(60대)의 목을 조르는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10여 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오다 2003년 B씨의 불륜 의혹으로 이혼했다. 그러나, 이혼 후에도 A씨는 가정 행사에 참여하며 B씨와 교류를 지속해왔다.
법원에 따르면 갈등은 2023년 6월, A씨가 B씨가 과거 불륜 관계였던 여성과 여전히 연락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격화됐다. 이를 놓고 극심한 다툼이 벌어졌고, B씨는 격분한 A씨를 농장 내 굴삭기에 약 1시간 동안 묶어두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심각한 굴욕감을 느낀 A씨는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복수를 계획했다. 헬스장에 다니며 체력을 키우는가 하면, 범행 당일에는 지인에게 "끝을 내야 할 듯, 받은 수모 돌려줘야지"라는 메시지까지 남겼다.
범행 당일, A씨는 B씨의 농장을 찾아가 과거 자신이 당한 굴욕을 언급하며 B씨의 양손을 묶었다. 이후 풀어달라는 B씨의 요청을 거부하고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목을 조르는 방법으로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유족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마약 수수 범행 집행유예 기간에 이 사건을 저지른 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선고형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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