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95)과 부인 뱃시 아라카와(64)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이들의 집 내부 상태가 공개됐다.
15일(현지시간) 페이지식스에 따르면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고인이 된 해크먼과 아라카와가 살던 저택의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쌓여있는 옷가지와 어지럽게 널려있는 소품 등이 보인다. 매체는 "화장실 변기 안에는 대변과 소변이 남아있고 침실에는 피 묻은 베개가 있는 등 완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고 전했다.
페이지식스는 쓰레기가 가득한 집안 사진을 전하며 "공포의 집"이라고 했다.
해크먼과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는 지난 2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고, 욕실 옆 부엌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당국의 수사 초기에는 사망 원인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 의심됐지만, 멘도사 보안관은 시신의 일산화탄소 독성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일산화탄소 중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은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집에 강제로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진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시신에는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해크먼 부부가 키우던 개 중 한 마리도 죽은 채 발견됐다. 이 개는 부부가 사망한 후 탈수나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아남은 나머지 두 마리 개는 새로운 보호소로 보내졌다.
미궁에 빠진 사인은 경찰 조사로 결국 밝혀졌다. 경찰은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관련 증상을 앓다 일주일가량 먼저 숨졌고, 이후 해크먼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시관은 해크먼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크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40여년간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액션, 스릴러, 역사물,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슈퍼맨' 시리즈를 비롯해 '미시시피 버닝', 컨버세이션', '퀵 앤 데드',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테넌바움'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프렌치 커넥션'(1971)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폭스뉴스는 유명 배우들의 출연작 흥행 수입 등을 통해 보유 재산을 추산하는 웹사이트 '셀러브리티 넷 워스'(Celebrity Net Worth) 데이터를 인용해 해크먼이 40여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재산이 8000만달러(약 11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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