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대표 김세의씨를 '스토킹' 등 혐의로 고소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16일 경찰에 출석했으나 40여분 만에 조사를 거부했다.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쯔양은 이날 오전 8시 47분쯤 고소인 신분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으나 약 30분 만인 오전 9시 35분쯤 돌연 조사를 거부하고 귀가했다.
쯔양 측 김태연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경찰이 (쯔양을) 전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고 피해자 보호 의사도 없는 것 같았다"며 "검찰의 보완 수사 지시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정보를 주지 않아 공정한 수사가 맞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쯔양 역시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하게 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쯔양 측은 수사관 기피 신청을 검토 중이다.
김 변호사는 조사에 앞서 "김씨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0∼40회 이상 쯔양을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며 "(법원에서도) 김씨를 스토킹 혐의자로 적시하고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 행위 중단을 명한다는 취지의 잠정조치 결정을 두 차례나 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7월 쯔양이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등에게 협박당했다며 관련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쯔양이 과거 유흥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꼬투리 잡혀 협박당했다는 것이다.
이후 쯔양은 '전 남자친구의 폭행과 강요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김씨는 쯔양의 이런 해명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방송을 이어갔고, 쯔양은 김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협박·강요 등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김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은 쯔양 측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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