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위해 아시아 지역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대표팀에는 또 다시 ‘해줘 축구’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때 지적됐던 문제들을 고치지 못한 홍명보호는 경기 중 상황 변화에 대응할 전술적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줘 축구’는 절대로 전술이 아니며 될 수도 없다. 전술이 아니므로 상대하는 입장에서 연구 및 분석을 할 필요가 거의 없어지며, 주력급 선수 몇 명만 집중 마킹하면 속수무책으로 포메이션을 망가뜨릴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감독이 팀에 조금의 애정이라도 있다면 행할 수 없는 무책임과 무관심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전라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재정 등에서 최상위에 있으면서 서로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여수·광양·순천(여순광). 그동안 이들 3개 지역은 경계 다툼, 인구 유치 등을 놓고 미묘한 감정 싸움과 함께 보이지 않는 패권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민선 7기가 끝나고 감독(리더)이 바뀐 민선 8기 시작부터 확연히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시 말해 여수·광양은 ‘해줘 축구’의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민선 8기가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순천의 입장에서는 여수와 광양은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여수의 경우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에 ‘여수 밤바다’로 전국에서도 가장 부러워 하는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민선 8기 초반까지 이 효과는 상당했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소위 잘 나갔고,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여수·광양의 ‘해줘 축구’는 오래가지 못했다.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 관광 정책, 바가지 문제 등이 불거지며 관광객 감소와 누리꾼들의 벌점 테러는 폭발했다. 여수를 생각하면 꼭 한 번 가야 하는 장소 낭만포차 주인장들은 매출이 3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과잉 공급과 시장 수요 감소로 장기간의 침체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석유화학 기업의 신규 투자와 유지보수 사업은 급격히 줄었으며, 일부 기업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여수시가 내는 지방세 납부액도 지난해 9월 기준 2451억 원으로 전년 동기(3441억 원) 대비 990억 원(28.8%) 줄었다.
사실상 포스코 광양제철소 ‘원맨쇼’ 지역인 광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철강산업 위기 여파로 세수감소는 물론 한때 여순광 중 최다 인구 보유라는 보도자료는 사라진지 오래다. 아무리 ‘메이커 아파트’를 내세워도 미분양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등 청년들은 인근 순천으로 떠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관광산업을 위해 울란바타르 칭기즈 칸 동상 처럼 이순신 동상을 세우려 했던 리더(정인화 광양시장)의 추진력은 동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한때 재난지원금(코로나19) 지급이 전남 최고 액수를 기록한 것이 야속해 보일 정도다.
반면 계엄사태에 이어 탄핵정국에 조기대선까지 이어지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민선8기 순천은 여수·광양과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히 차이가 나 보인다.
순천은 ‘해줘 축구’가 아닌 미래에 대한 착실한 준비가 1장이 걸려 있는 ‘여순광 월드컵 본선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는 평가다.
리더(노관규 순천시장)의 대한민국 생태수도 정책은 가히 폭발적이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대성공을 계기로 세계 속 도시들과 경쟁력을 확보한 순천은 생태를 무기로한 차별화된 정주여건으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의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던 사람들에게 심금(?)을 울린 한방이다.
선거가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정치적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노관규 시장의 남다른 뚝심과 추진력은 민선 8기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는 지금.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치전이다.
상급기관인 전남도와 갈등을 불사하고 이 기업 유치전에 뛰어 들었던 노 시장. 결국 유치에 성공했고, 민간주도 뉴스페이스시대에 돌입하면서 순천이 가져온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우주산업’을 키우고 있는데, 그동안 우주와 아무런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던 순천이 그 중심에 서고 있는 이유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치를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 경제 정책을 내다 본 노관규 시장의 과감한 승부수로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 등 대기업을 비롯한 최근에는 원도심에도 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에 콘텐츠 기업 18개 사가 입주를 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현재 관련 기업들의 문의는 잇따르고 있다.
관광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3일(이날 하루 기준) 순천만국가정원에는 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관광객 200명이 찾았다.
이제는 관광 하면 순천, 국내용이 아닌 글로벌 순천이다.
오션뷰가 있는 여수에 비해 숙박시설의 약점은 정원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제공하는 정원워케이션으로 생활인구를 더욱 확대 시키는 효과를 불어넣었다.
겨울이 지나고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과 어우러진 정원워케이션은 5성급 호텔과 차별화된 서비스와 함께 친철도 등 차별성으로 무장하며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예약 폭주다.
이 같은 상상력이 더해진 순천시의 기획력과 적극행정은 지난해 9월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년 지역활성화 우수사업 발표회에서 워케이션 분야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당연히 역대 최다의 국비확보, 전남 22개 시·군 중 인구 1위 탈환에 예산 최고는 덤이다. 무엇보다 순천은 첨렴도에서도 여수·광양을 비롯한 전남 5개 시 단위 중 유일한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줘 축구’
감독의 전술과 행동 강령이 없을 때 선수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아무런 매뉴얼도, 가이드나 공략법도 없이 이미 준비를 마친 상대를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무너지면 한마디로 ‘와르르’다. 선수들의 자신감과 사기마저 떨어뜨리고 팀의 분위기를 악화 시키기까지 한다.
철저한 미래 준비가 없다면, 그 지역의 미래는 절대 없다는 얘기다.
여순광의 보이지 않는 패권경쟁. 민선 8기 승부는 이미 기운 듯하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감독(리더)을 갈망하고 있다.
여전히 정치적 셈법으로 미래가 아닌 반대 쪽에 소중한 한 표를 찍을 수도 있겠지만 ‘해줘 축구’를 관람하거나 시청하면서 스트레스 지수는 더욱 높아질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한편 여순광은 지난 3월 25 석유화학, 철강 등 산업 위기 공동 대응을 비롯한 경제동맹 추진에 공감을 이뤄 추이가 주목된다. 3개 시는 협력 안건·범위 등을 논의하는 실무 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다만 그동안 3개 시 간 통합 논의는 정치적 이해 관계로 ‘용두사미’로 끝나곤 해 구체적인 선언과 성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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