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강 구도 속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대선 주자들도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9일 “정권 교체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김두관 전 의원에 이어 당내에서 두 번째로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지사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미국발 관세 위기 대응을 위한 미국 출장길에 나서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으로서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결선투표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등을 위한 개헌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정치 바우처 도입 등 거대 양당 기득권으로 가득 찬 정치판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검찰은 해체 수준으로 개편하겠다”며 공직사회와 법조계 등 기득권 타파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번 대선에서 네거티브와 매머드급 선대위 구성, 조직 동원 선거운동 등 세 가지가 없는 ‘3무(無)’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계파도 조직도 없고, 정치 공학도 잘 모른다. 포퓰리즘, 사이다 발언도 할 줄 모른다”며 “정직하고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권 주자인 이 전 대표에 대적하기 위한 비명계 인사들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지사는 전날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서울 모처에서 한 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갖고 “압도적인 정권 교체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잠룡으로 꼽혔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정권 교체, 국민 통합의 새로운 대한민국의 전진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총리 측은 범진보 진영 단일화 등 당내 경선이 아닌 방식의 대선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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