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1강 체제가 확고한 더불어민주당과는 반대로 국민의힘은 후보들이 앞다퉈 출마를 선언하며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잠룡들이 모두 다음 주 초까지 출마를 공식화한다.
김 전 장관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며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갈 각오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다른 국민의힘 잠룡들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길 후보는 본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12가지 죄목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 아니겠냐”고 주장하며 “부패한 지도자는 나쁜 정책을 만들어 나라를 망치고 만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또 “부패한 공직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은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 내 유력 대권 후보로 입지를 굳혀왔다. 다만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국민의힘을 떠난 중도층 민심을 흡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은 “내가 살아온 길을 보면 나보다 더 좌, 우, 중도를 삶 속에서 같이 안고 살아온 사람이 있느냐”며 “현존하는 정치인들 중 누가 과연 나보다 더 어려운 약자를 위해 살아왔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날 안철수 의원이 첫 테이프를 끊은 국민의힘 잠룡의 출마 선언은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진다. 한 전 대표는 10일, 홍 시장은 14일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가 재지정하는 등 정책 비판에 주춤했던 오 시장도 장고 끝에 13일 출사표를 던진다.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첫 회의를 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경선 룰을 최종 결정하기로 해 잠룡들의 수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시간이 촉박해 경선룰을 바꿀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돈다”며 “다시 한 번 당 선관위와 지도부에 완전국민경선을 촉구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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