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에 대응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으로 더 많이 가져올 예정이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는 고율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단기적 대응책”이라며 “애플은 현재 상황이 공급망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바꾸기에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중국산 제품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 관세율은 54%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반면 인도산 제품 관세율은 26%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과의 모든 협의는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인도에서의 생산 확대를 선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약 2500만 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중 약 1000만 대는 인도 내수용이지만 생산된 모든 아이폰을 미국으로 돌리면 올해 미국 내 아이폰 수요의 약 50%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적용될 경우 현재 1100달러(약 161만 원)에 판매되는 아이폰16프로는 하드웨어 비용이 현재 550달러에서 300달러 가까이 추가될 수 있다. 관세가 중국의 절반 수준인 인도에서 생산하면 이러한 비용 증가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애플은 2017년부터 인도에서 구형 모델을 중심으로 아이폰 생산을 시작했으며 점차 최신 모델까지 생산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WSJ은 “폭스콘 등 애플의 파트너사들이 여전히 중국의 공급망 네트워크, 숙련된 노동력, 정부 지원 등을 활용해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완전한 탈중국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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