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골퍼들은 그린에서 허비하는 타수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샷 거리 늘리기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18홀 스코어에서 퍼트 수가 40타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너무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다. 짧은 퍼트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들이 그린에서 마주하는 첫 퍼트의 거리는 50cm나 1m가 아니다. 중장거리 퍼트를 홀 가까운 지점에 보내지 못하는 게 3퍼트나 4퍼트 실수의 출발점이다.
▲목표지점을 넓혀 자신감을 갖자
5~6m를 넘어가는 중장거리 퍼트를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바꾸는 일이 3퍼트 방지의 핵심이다. 프로 선수들조차도 먼 거리 퍼트는 ‘홀인’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한 번의 퍼트로 끝낼 수 있는 지점, 속칭 ‘OK 거리’에 갖다놓는 게 최우선 과제다. 롱 퍼팅에선 거리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롱 퍼팅의 거리 감각을 기르기 위해 주니어 시절 때부터 머릿속에 새기고 있는 팁을 소개한다. ‘큰 동그라미 상상하기’다. 홀을 중심으로 반지름이 1m인 가상의 원을 그리고, 그 원 안에 퍼트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먼 거리에서 너무 길거나 너무 짧게 때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홀에 바짝 붙이거나 심지어 집어넣겠다는 욕심이다. 거리는 먼데 아주 작은 지점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마음은 압박을 받고 몸은 경직된다.
이제 목표를 지름 108mm의 홀이 아닌 반지름이 1m, 즉 지름 2m의 원으로 설정해보자. 10m 거리에서 지름 2m의 원 안에 넣는 일은 화살을 과녁에 꽂는 일처럼 어려운 과제가 아닐 것이다. 가슴을 졸이게 하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이런 심리적인 부분은 몸의 긴장도 덜어줘 자연스러운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한다.
▲10걸음 감각과 기본자세 익히기
지름 2m 원 안에 넣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도 가능한 것은 아니다. 라운드에 앞서 기본적인 거리감을 익히고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 첫 홀 티잉 구역으로 향하기 전에 10걸음 퍼팅 10개만 해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연습 그린의 평평한 곳을 찾고 헤드커버나 파우치백을 내려놓는다. 평소 걷는 보폭으로 10걸음을 걸어가 이곳에서 헤드커버를 향해 퍼트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10걸음 거리의 스트로크 크기를 기억하고 실전에서도 직접 걸어보며 적용을 한다. 당연히 여기에다 내리막과 오르막, 왼쪽과 오른쪽의 전체적인 경사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 어쨌든 이때도 목표는 깃대와 홀이 아니라 홀을 중심으로 한 지름 2m의 원 안에 넣는 것이다.
롱 퍼트에서는 셋업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 짧은 퍼트에 비해 어깨 움직임이 어느 정도 커져야 하는 만큼 상체를 조금 세우고 양발의 폭은 좁혀주면 스트로크가 원활해진다.
이동환은 2003년과 2004년 한국과 일본 아마추어선수권을 잇달아 석권했으며, 일본프로골프 투어에서 최연소 신인왕에 오르고 통산 2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PGA 투어 퀄리파잉을 수석으로 통과해 2020년까지 미국 무대에서 뛴 뒤 지난해부터 KPGA 투어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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