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맞불 대응으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나서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를 비롯한 산업 필수 광물 원자재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를 예고한 데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공급망 다각화를 목적으로 그린란드의 풍부한 광물에 집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광물 자원 개발권을 확보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인수 비용을 추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희토류가 광학 레이저, 레이더 장치, 풍력 터빈용 고출력 자석, 제트 엔진 코팅, 통신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보복 조치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리버 멧칼프 블룸버그NEF 연구원은 “중국의 보복 조치로 유럽의 해상 풍력 터빈과 미국에 배치될 터빈에 심각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미국이 해상 풍력 부품, 그 가운데 특히 발전기를 유럽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중국 상무부는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보복 관세를 매기고 희토류에 대해서도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전기차, 태양광 등 첨단 기술 분야에 필수적인 광물 원자재로 꼽힌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60%, 공급량의 90%를 쥐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0~2023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70%도 중국산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을 배제한 희토류 공급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무역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광물 자원과 석유·천연가스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덴마크령 영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이유로 취임 전후부터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야욕을 수 차례 드러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대륙의 핵심 광물 34개 가운데 22개의 주요 산지로 분류된다. 희토류을 비롯해 리튬·우라늄·티타늄·망간·흑연·인회석·형석·니켈 등이 유럽 전체에서도 가장 많이 매장돼 있다. 이 가운데 희토류와 리튬 등은 자금과 기술 부족으로 아직 채굴된 적도 없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그린란드와 우크라이나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편입안과 광물 협정 초안에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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