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발표 여파로 패닉 장세를 보인 가운데,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역시 버핏”이라는 찬사가 나오는 이유라고 전하며, 그의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클래스 B 주식은 이날 1.41% 하락한 530.16달러에 마감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을 쪼개 발행한 클래스 B 주식은, 버핏의 투자 운용 철학을 반영하는 대표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1조1430억 달러(약 1643조 원)로 집계됐다. 미국 상장기업 중 7위 규모다. 기존에는 8~9위권에 머물렀지만, 기술주 중심의 급락장 속에서 순위가 상승한 것이다.
이날 애플(-9.25%), 아마존(-8.98%), 엔비디아(-7.81%)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 기술주들이 줄줄이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버크셔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배경으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보수적인 자산 운영 전략이 꼽힌다. 버크셔는 최근 몇 분기 동안 대규모로 주식을 처분하며 주식 노출을 줄이고, 미국 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이로 인해 현재 약 3342억 달러(약 480조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실제로 버핏은 기술주 중에서도 대표적 우량주로 꼽히는 애플의 지분을 지난해 말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버크셔가 리스크를 미리 감지하고 비중을 줄였다는 점은 버핏의 시장 통찰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버핏의 혜안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버크셔의 핵심 사업인 보험 부문 역시 글로벌 무역과의 연관성이 낮고,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정한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 방어적인 특성을 보였다. 일부 보험사는 관세나 원가 상승이 발생할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시 조정이 버크셔에게는 또 한 번의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버핏은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과감한 매수로 수익을 극대화한 전례가 있다. 허드슨 밸류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데이비스는 “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버핏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순간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그가 보유한 현금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규모”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