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잔칫집 민주당에 '찬물'끼얹은 담양의 경고[송종호의 여쏙야쏙]

<56>4.2재보선②호락호락 하지 않는 호남

국힘 텃밭 김천 제외…거제시장도 민주 석권

담양군수 혁신당에 패배…당 안팎 ‘이재명 탓’

'민주' 깃발만 꽂으면 당선 오만으로 비춰져

전남 지역구에 집 소유한 민주당 의원 '전무'

담양에 전세도 없는 담양 지역구 이개호 의원

조국혁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정철원 전남 담양군수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호남이 홍어 거시기도 아니고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 집도 한 채 없으면서 호남서 정치를 해먹어라”

4.2재보선 투표 당일 호남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 담양에 사는 지인에게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국혁신당의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담양군수 재선거 개표 결과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는 1만 2860표를 획득해 51.82%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종 후보는 1만 1956표를 득표(48.17%)해 904표 차이로 낙선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등 당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30여명, 전남·광주 지역 광역·기초의원까지 총동원되고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까지 담양을 방문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이재종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담양 민심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냉정한 결과를 내놓은 셈입니다.

민주당, 대승 거두고도 담양군수 선거에 ‘삭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유가족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시장까지 석권하고 경기도 광역의원 선거까지 승리해 팽팽했던 도의회를 여소야대로 전환시킨 민주당은 3일 하루종일 담양군수 선거 패배로 심란한 분위기가 드러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호남 시민들께서 ‘민주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해도 정작 내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내려주셨는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민심을 가슴에 새기고 정치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죽어도 국힘’ 경북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김천시장 선거만 예상대로 국민의힘이 챙겼을 뿐인데 전체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듯 침울함까지 느껴집니다. 그만큼 호남에서 민주당의 지위와 무게가 남다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실제 민주당은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을 때 수도권까지 열기를 끌어올 수 있다는 게 고전적인 선거공학의 공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호남에서 압도하지 못할 경우 수도권에서 국민의힘과 접점양상을 보일 가능성까지 점쳐집니다. 담양군수 선거가 단순히 기초단체장 선거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재명 “막중한 책임감…민심 가슴에 새긴다”


지난해 9월 24일 전남 영광군 영광읍 터미널사거리에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출근길 시민들에게 10·16 영광군수 재선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선거 참패에도 국민의힘은 담양선거 탓에 자신감을 얻은 모습입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4.2재보선이 끝나자 “우리당은 참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아성인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은, 호남의 민심조차 이재명은 안 된다는 ‘이재명 아웃’을 선언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당이 환골탈태하면 다시 국민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호남이 흔들리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인용돼 조기대선이 시작된다고 해도 해볼 만 하다는 식입니다.

민주당은 호남 민심을 다시 압도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요. 사실 호남 민심 이반은 지난해 10월 열린 영광·곡성 군수 재선거부터 드러났습니다. 혁신당이 꺼낸 민주당 ‘일당 독점론’, ‘고인물론’이 영광 주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지면서 선거 막판까지 접전양상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영광군수와 곡성군수를 배출하긴 했지만, 혁신당과 진보당의 선전에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치며 진땀을 뺐습니다.

민주당 깃발 무조건 당선 인식에 철퇴




선거는 ‘바람, 인물, 구도’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이번 담양군수 선거에서도 당선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는 3선 군의원을 지낸 현직 담양군의회 의장이었습니다. 담양에 깊게 뿌리를 내린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천 잡음이 컸던 민주당과 처음부터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최화삼 담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민주당 경선 패배 후 혁신당 지지를 선언하면서 판세가 급변했습니다. 정 당선인과 혁신당은 선거 기간 “대선에서는 민주당을, 군수 선거는 혁신당을 뽑아달라”고 호소했고, 민주당 독주에 견제 세력으로서 대안을 혁신당에서 찾는 민심을 파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영광·곡성군수 선거와 빼닮은 ‘구도’였습니다. 민주당은 깃발만 들면 호남에서 무조건 된다는 인식에 호남 민심이 경고를 내린 셈입니다. 이런 구도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경우 지난 20대 총선의 녹색바람이 또 다시 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혁신당 ‘바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의 녹색바람은 민주당의 호남 독주, 1당체제에 강한 경고를 내린 셈이었고, 이후 19대 대선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여러차례 호남에 내려가 돌아 앉은 민심을 달래야 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호남이 ‘난닝구냐’…집 한채도 지역구엔 없는 호남 정치인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정철원 전남 담양군수가 3일 전남 담양군 담빛농업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담양군수 선거 과정에 발생한 공천 잡음도 민주당의 오만으로 보였을 겁니다.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을 찍는다는 정치인들의 인식이 호남은 ‘난닝구’냐는 오래된 갈등을 수면위로 다시 올렸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난닝구는 2003년 9월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분당 과정에서 러닝셔츠 차림의 당직자가 회의장에 난입해 “민주당 사수”를 외친 장면에서 유래합니다.

선거 기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도 호남 민심에 찬물을 끼 얹었습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전남지역의 국회의원 가운데 전남에 자기 소유의 집 한채를 가진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지역에서 정치를 하면서 집은 서울이나 다른 곳에 있는 것입니다.

이개호 국회의원이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이재종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이재종 후보 페이스북 캡처


10명 중 서울에 자가를 보유한 의원은 6명, 광주광역시에 2명 경기도 1명 그리고 무주택이 1명이었습니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의원은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었고 ‘호남호남 해서 미안하다’했던 박지원 의원 마저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한 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에는 다들 전세살이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인 이개호 의원은 광주 북구에 배우자 명의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지역구에는 전세조차 없었습니다. 담양군수 선거 패배로 이재명 대표에 비호감 인상을 탓하는 목소리가 당안팎으로 쏟아집니다. 이 대표 탓에 호남 민심이 돌아섰다는 얘기인데, 호남에 등을 진 건 지역구에 집 한채 없이 호남에서 표를 받겠다는 정치인들이 아닌지 돌이켜 볼 일입니다. ‘똘똘한 한 채’ 탓에 호남을 버리고 서울에 집을 사둔 건 더더욱 아니길 바랍니다.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의 ‘속’사정을 ‘쏙쏙’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